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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거리를 배회하는 '푸드플레이션' 유령...트럼프 한발 물러설까

기사입력 : 2025년01월20일 11:45

최종수정 : 2025년01월20일 13:07

미국 식료품 가격 상승률 1년 만에 최고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미국의 식료품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관세와 반(反)이민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재점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미국 가계의 장바구니 물가 고통이 벌써부터 커지고 있다고 현지시간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짚었다.

지난 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12월 미국의 식료품 물가는 전년 동월에 비해 1.8% 상승, 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비 상승률은 0.3%로 11월치 0.4%에서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연율로는 4%에 가까운 상승 속도다.

CPI로 계산한 미국의 식료품 가격은 5년전에 비해 28% 비싸다. 전체 소득 혹은 총 지출에서 식료품 비중이 높은 가계(엥겔 계수가 높은 계층)의 부담이 많이 커져 있다.

최근에는 조류 독감으로 폐사한 닭들이 늘면서 계란 공급이 줄었다. 커피와 코코아 원두 등의 국제시세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시차를 두고 가공 식품(냉장식품, 시리얼, 커피음료 등)의 가격을 밀어올리게 된다.

미국의 식품업체 코나그라 브랜즈의 숀 코놀리 대표(CEO)는 "아무도 제품 가격을 올리고 싶지 않지만 원가 비용이 오르면 (판매)가격도 따라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코나그라 브랜즈는 최근 계란과 닭고기 가격 상승으로 냉동식품 판매가를 인상할 요인이 생겼지만 당장은 원가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할 생각이다.

쵸콜릿과 캔디를 생산하는 제과업계의 부담도 커졌다. 코코아와 설탕 가격 상승으로 허쉬와 몬델레즈 등은 몇 차례 판매 가격을 인상했지만 소비자 저항 때문에 원가 상승분을 온전히 전가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비만치료 열풍으로 제과류 매출이 주춤해진 상황에서 손익 압박이 커지고 있다. 저소득층 가정에서는 아이들의 군것질거리가 더 이상 푼돈이 아니다.

오는 20일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사진=블룸버그]

설상가상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관세 인상과 불법 이민자 추방 등의 정책은 수입산 제품과 서비스 물가를 더 자극할 위험을 지닌다.

그래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당초 예상보다 더 오래,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월가에서 강해지고 있다.

같은 날 WSJ가 공개한 자체 4분기 설문 조사에 따르면 73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제시한 2025년말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전년동월기준) 전망치 평균은 2.7%로 집계됐다. 석달전(10월) 조사 때의 2.3%에서 0.4%포인트 높아졌다. 올해 말이 되어도 미국의 CPI 상승률은 연준의 물가 목표치에 크게 다가서지 못할 것임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2026년말의 인플레이션 전망치 역시 석달전의 2.3%에서 2.6%로 높아졌다. 끈적한 물가 오름세가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늘었음을 보여준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 미시간대학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1월 설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단기와 장기에 걸쳐 모두 솟아 올랐다 [사진=미시간 대학]

미시간대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장기 물가 전망을 보여주는 5년 뒤부터 5년간(5Y-5Y)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3.3%를 기록해 한달 전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08년 6월 이후 최고치다. 향후 1년 동안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3.3%를 나타내 역시 한달 전보다 0.5%포인트 치솟았다. 단기(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트럼프의 관세정책과 반(反)이민정책이 물가를 밀어올릴 것이라는 인식 혹은 우려가 가계에 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기대 심리가 가수요(사재기)로 이어지면 실제 물가는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지난주 공개된 미국의 근원 생산자물가(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PPI)와 근원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예상을 밑돌아 금융시장에 일시 안도감을 줬지만 미국의 물가 동학은 트럼프의 귀환과 함께 다시 불안해질 위험을 안고 있다.

PNC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오거스틴 포셰는 WSJ와 인터뷰에서 "차기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인플레이션과 금리의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경제 참모들이 이러한 물가 위험을 감안해 관세와 반(反)이민 정책의 강도와 속도를 조절하면 다행이나, 섣불리 예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시장의 관심 또한 취임식 당일(현지시간 20일) 트럼프 당선인이 내놓을 행정명령에 쏠려 있다. 이는 트럼프의 유연성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내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늘려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규제완화로 내부 공급을 확대해 물가 안정을 도모한다는 방침이지만 모든 정책에는 시차와 착오가 따르기 마련이다.

osy7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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