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중수소 분리하는 금속 유기 골격체 개발
고엔트로피 다공성 물질 응용한 첫 사례 주목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핵융합의 원료인 중수소를 효율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다공성 신소재를 개발했다.
울산과기원은 화학과 최원영·오현철 교수팀이 수소와 그 동위원소인 중수소를 분리할 수 있는 금속 유기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 MOF)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엔트로피 기반 다공성 물질 설계 전략. 엔트로피가 높아질 때, 좁은 기공 입구의 비율이 증가한다. [사진=울산과학기술원] 2025.01.23 biggerthanseoul@newspim.com |
개발된 금속 유기 골격체는 금속 이온과 유기물 리간드의 화학결합으로 내부에 기공을 형성한다. 이 기공이 체처럼 작용해 중수소만을 골라내는 원리다.
이 신소재는 LNG 액화 온도(111K, -162.15°C) 정도의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에서도 수소에서 중수소를 분리할 수 있다. 기존에는 중수소 분리 시 20K(-253.15°C) 이하의 극저온 환경이 필요했다.
연구진은 여러 유기물 리간드를 '칵테일'처럼 혼합해 '무질서도'인 엔트로피를 높이는 구조 설계 전략을 적용했다. 이러한 고엔트로피 상태에서는 수소와 중수소를 분리하는 양자체 효과가 극대화된다. 연구팀은 X선 회절 분석과 수소 동위원소 파과 실험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
최원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엔트로피 다공성 물질을 기체 흡착과 분리에 응용한 첫 사례로, 엔트로피 기반 설계의 잠재력을 확인했다"며 "이 기술이 청정 자원 활용과 미래 에너지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최원영 교수팀의 남주한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최 교수팀 조창현, 김영진, 홍예진, 이소현 연구원, 오현철 교수팀의 정성엽, 정민지 연구원이 공동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권위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에 지난달 12일 온라인 공개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울산과학기술원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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