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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 트럼프 관세전쟁"...서학개미들 '환율 1500원' 확산

기사입력 : 2025년02월04일 06:20

최종수정 : 2025년02월04일 07:17

달러 강세 아직 안 끝나…신흥국 통화 위기 우려
반도체 수출마저 꺾이면 무역 수지 악화 불 보듯
관세 영향 미국 수출 감소 우려도 원화 약세 요인
외국인 투자자 올해 한국 주식 2조4000억원 매도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 25%, 중국 10% 관세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함에 따라 본격적인 글로벌 관세 전쟁이 시작됐다. 자산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극대화됐다. 이에 따라 주식, 비트코인 등 글로벌 주요 자산 수익률도 모두 폭락했다.

◆ 관세로 물가 상승 시 금리인하 어려워 강달러 지속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정부에서는 검토된 적 없던 모험적인 정책들을 많이 실행하고 있다. 주목되는 건 관세 전쟁으로 결국 강달러 상황이 더욱 가속화될 거라는 우려다. 단기간에 25%의 고율 관세 부과 시 수입 물가 급등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이다. 일각에서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전쟁'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그간 자유무역을 부정해 온 역사는 경기침체로 이어져 왔다. 일례로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식료품인 '아보카도'의 90% 이상은 멕시코에서 생산된다. 자동차부품 수입도 상당하다. 캐나다에서는 목재, 건축자재 등을 수입한다. 또 캐나다산 연어나 메이플시럽의 미국 유통가격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미국 물가가 상승하면 미국인들도 고통받게 된다. 또 전 세계 투자자들이 고대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도 상당 기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4.5%다. 전년도의 최고금리인 5.5%와 비교하면 1%포인트밖에 인하되지 않았다. 여전히 고금리다.

지난 1년 1개월 간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국가는 경기침체 우려로 기준금리를 계속 낮춰 왔다. 하지만 달러가 여전히 초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로존, 캐나다, 한국, 중국, 호주 등은 이미 미국보다 기준금리가 낮다. 따라서 향후 경기부양을 위한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제약이 클 수밖에 없다.

경제성장률마저 미국에 뒤처지고 있는 유럽이나 한국 상황에서 금리마저 미국보다 낮다면 투자자금은 모두 미국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4.5%가 넘는 고금리의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게 3% 내외인 유럽이나 한국 국채보다는 훨씬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럽이나 한국보다 미국 기준금리가 훨씬 더 높은 상황이니 당연히 달러는 초강세로 갈 수밖에 없다. 4년 전인 2020년말의 원/달러 환율은 1087원이었지만 4년 뒤인 2024년말의 원/달러 환율은 1476원으로 무려 36% 평가절하됐다. 일부 전문가는 올해 1분기 중 1500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트럼프의 관세 전쟁은 미국의 금리인하를 더욱 멀어지게 만드는 요인이다. 실제 트럼프의 캐나다ㆍ멕시코 25% 관세 부과 발표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달러는 초강세를 보였다. 이에 올 1월말에 1457원으로 다소 안정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은 다시 1470원을 넘나들고 있다.

강달러의 나비효과로 국가신용등급이 낮은 일부 국가는 부도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 달러 대비 자국 통화 약세로 지난 몇 년간 애를 먹었던 튀르키예(터키), 이집트, 아르헨티나 등이 위험 국가로 거론된다. 또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은 물론 멕시코, 베트남, 독일도 긴장하고 있다.

◆ 한국 무역수지 반도체 수출둔화로 우려

한국 역시 고민이 크다. 달러강세와 원화약세 상황이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렵다. 환율 영향력이 큰 한국 수출의 원투 펀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4년 실적은 더 할 나위 없이 좋았다. 하지만 중국의 '딥시크'가 저가형 인공지능(AI) 모델을 출시하면서 한국의 수출 주력 품목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2024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301조원이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498% 급증한 33조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2% 급증한 301조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도의 -8조원에서 23조원으로 큰 폭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다. 'HBM' 매출이 호조를 보인 결과다.

문제는 2025년이다. 아직 HBM 수출 실적이 미미한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4분기부터 기존 주력 품목인 'D램'과 '낸드' 가격 하락세로 매출 성장세가 꺾였다. 중국 '딥시크'의 영향으로 엔비디아의 'HBM' 수요마저 꺾이면 SK하이닉스의 매출 성장률도 기대보다 낮아질 수 있다.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 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내외다. 2022년과 2023년에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한국의 무역수지는 2024년에 원유 가격 안정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반도체 수출 급증에 힘입어 516억달러의 기록적인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이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1476원으로 여전히 원화약세 현상이 뚜렷하다.

한국의 지난해 연간 대미 무역 흑자 규모는 557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대로 미국이 10%의 보편적 관세를 적용할 경우 그간 '한ㆍ미 FTA 자유무역 협정'의 수혜를 톡톡히 누려왔던 한국 수출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는 추가적인 원화 약세 요인이다.

아직 한국에 대한 관세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2025년 1월 무역수지는 명절 영향으로 소폭 적자를 기록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의 공약을 모두 이행하려 한다면 주한미군 문제도 파괴력이 크다. 방위비 증액 재협상 시 주한미군 감축을 거론할 경우 안보 문제마저 불거진다. 이는 또 다른 원화약세 요인이다. 1분기 중 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를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등장하는 이유다.

◆ 해외로 나간 자금이 국내 유입 자금 보다 많아

한국의 또 다른 구조적인 원화약세 요인은 해외로 나가는 자금이 들어오는 자금보다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 자금이 유입되는 '외국인직접투자(FDA)'의 규모(도착 기준)는 2023년에 195억달러, 2024년에 149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입은행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해외로 자금이 나가는 '해외직접투자(ODI)' 규모는 2023년에 652억달러, 2024년 3분기 누적으로 466억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를 훨씬 더 상회한다.

통계기준이 크게 달라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한국으로 들어오는 자금보다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자금이 월등히 많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결국 한국의 사업환경이 각종 규제 등으로 인해 해외보다 나쁘다는 의미기도 하다. 한국 기업들이 대거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 또한 원화 약세 요인이다.

◆ 한국 투자자 강달러에도 여전히 미국 주식 선호

이렇게 구조적인 원화 약세 요인에 추가적인 결정타는 한국 개인투자자들마저 미국 증시로 떠나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말에 이미 100조원(680억달러)에 달했던 한국인의 미국주식 보유규모는 2024년말에는 165조원(1121억달러)으로 65% 급증했다.

1개월 뒤인 2025년 1월말 기준 미국 주식 보유규모는 약 2조5000억원(17억달러) 더 늘어난 167조원(1138억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채권 18조원(123억달러)을 합치면 미국 주식과 채권 합계 보유금액이 185조원(1261억달러)에 달한다.

1466원의 높은 환율에도 여전히 한국인의 달러 기반 미국 주식과 채권 투자규모는 늘어나고 있다.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환율 1500원 돌파 가능성도 이미 염두에 둔 모양새다. 약세가 예상되는 원화자산보다는 달러자산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여전히 강한 모습이다.

올해 들어 1월 30일까지 1개월간 한국인은 테슬라 8480억원(5.8억달러), 엔비디아 5830억원(4억달러), 테슬라 주가를 2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 쉐어즈 ETF' 5600억원(3.8억달러), 엔비디아 주가를 2배 추종하는 '그라나이트셰어즈 2X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 3520억원(2.4억달러) 등 테슬라와 엔비디아 관련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한국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한국 증시에서도 2월3일까지 2조3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2조4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매도하며 한국 증시를 떠나고 있다.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올해 1분기 중 환율 1500원 돌파를 우려하는 이유다.

미국 보다 낮은 한국의 기준금리,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 감소, 반도체 수출 감소 우려, 한국 증시에서 이탈하는 외국자금, 주한 미군 비용 재협상, 한국인의 해외주식 투자규모 확대 등 원화 약세요인이 넘쳐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격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실제로 1500원을 돌파할지에 시장 관계자들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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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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