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경제 과학기술

속보

더보기

[현장에서] 국내용 아닌 글로벌 약진할 AI 생태계 전환 시급하다

기사입력 : 2025년02월21일 08:40

최종수정 : 2025년02월21일 08:40

AI 경쟁력 강화 위해 2030년까지 11조 투입
미국·중국·EU 자본 투입 대비 부족한 현실
자본·인재·규제완화 등 생태계 전반의 보강 절실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대한민국은 이제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의 최전선에 서 있다. 인공지능(AI)은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경제와 산업을 혁신하고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됐다.

그러나 글로벌 AI 시장은 이미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앞다퉈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하며 세계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반면, 한국의 AI 개발은 여전히 내수 시장에 머물러 있어 글로벌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정부는 지난 20일 제3차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열고 대규모 AI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연내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 장을 확보하고, AI 컴퓨팅 센터에 2조원을 투자할뿐더러 오는 2030년까지 총 11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AI 인재 양성을 위해 글로벌 AI 챌린지를 개최하고, AI 스타트업을 지원하겠다는 전략도 내놨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과연 글로벌 AI 경쟁에서 한국을 선두에 세울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이경태 CTO

정부가 강조하는 GPU 확보와 AI 컴퓨팅 센터 구축은 필요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AI 인프라에 수십조 원을 쏟아붓는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산 AI 반도체 비중을 50%까지 늘린다고 하지만, 현재 한국 AI 반도체의 글로벌 경쟁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더구나 민간에서도 국내 대기업이 방관한 사이, 글로벌 공룡 IT 기업은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한 목표 설정을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먼저 정부는 2조원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을 발표했지만, 글로벌 AI 경쟁에서 보면 시작 수준이다. 이미 미국과 중국은 국가 차원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AI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이에 화답해 글로벌 기술 기업들은 수십조원을 투자해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압도적인 AI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연합(EU)도 최근 AI 육성을 위해 총 2000억유로(약 300조원) 규모의 민간·공공자본 동원 계획을 공개했다. 그야말로 막대한 자본력의 게임이 시작된 셈이다.

최근 '딥시크 충격'에 자본이 아닌, 두뇌로 이같은 경쟁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딥시크 거품론이 급부상하면서 자본의 중요성은 여전한 상태다. 국내 AI 전문가들 역시 11조원이 100조원 수준의 투자 없이는 경쟁에 뛰어들 수 없다고 지적한다.

물론 인재 확보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

AI 경쟁에서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다. AI 기술을 개발하고 혁신을 이끌어갈 인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최근 서울시가 연간 1만명의 AI 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는 전국적으로 확대돼야 한다. 해외 AI 석학과 개발자를 유치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 

정부는 글로벌 AI 챌린지를 개최하고 연구비를 지원하겠다고 한다.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최고 수준의 연구자들이 몰려들 수 있도록 AI 연구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하며, 연구자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보장하는 정책도 요구된다.

또 빠뜨릴 수 없는 요소가 규제다.

AI 산업계에서는 여전히 규제 개혁을 외친다. 이번에 정부는 대규모 데이터를 AI허브와 공공데이터포털 등을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데이터와 사람을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한 대형의료병원은 환자의 비정형 데이터(손목 밴드 등)와 진료 기록을 종합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지만, 문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까다로운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진료 데이터와 다르게 비정형 데이터를 별도로 제3자가 보유하고 필요할 때마다 환자가 직접 해당 정보를 제시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서비스 자체를 만들 수가 없다는 얘기다.

이런 문제 때문에 국제 기준에 맞춰 데이터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들이 자유롭게 AI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진다.

또 한국의 AI 모델은 대부분 한국어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활용도가 낮다. 이제는 다국어를 지원하고 글로벌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한국형 챗GPT를 만들고자 한다면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아랍어 등 주요 언어를 제대로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개발에 당장 나설 국내 대기업이 한국어만 매달리게 된다면 결국 내수용 'AI' 개발에 그칠 수 있다.

더 나아가 글로벌 AI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사용자 경험(UX), 서비스 플랫폼, AI 비즈니스 모델까지 고려한 전략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AI 강국들과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AI는 혼자서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글로벌 AI 강국들과 협력하며 기술을 공유하고, 공동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

미국, 유럽, 일본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공동 AI 프로젝트를 진행함으로써 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반도체, IT 인프라, 5G 기술을 활용해 AI 생태계를 확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AI 핵심 기술과 생태계가 결합된다면 금상첨화이기 때문이다.

AI 혁신은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과제다. 이번에 정부가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지만, 정작 중요한 요소인 데이터 규제 개혁,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은 미흡하다. 단순한 예산 확대가 아니라, 기업과 연구자들이 AI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조건을 열어줘야 한다. 당장 대표선수 선발해서 올림픽을 치르겠다는 단기적인 발상도 다소 아쉽다.

과거 반도체 산업이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것처럼, AI가 이제 한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돼야 한다. 현재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충분한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 또 실현 가능성 없는 청사진만 제시한 것은 아닌지 반문해야 한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