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국내에서 한한령(중국의 한국 문화 콘텐츠 금지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중국 내에서는 한한령 해제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21일 현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선전부 산하 국가영화국, 중국 국무원 문화부, 광전총국 등 문화 콘텐츠 담당 부서들에서 한국 콘텐츠 정책에 대한 별다른 동향이 감지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한 업계 관계자는 "한한령이 해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한국의 문화 콘텐츠 업체들이 많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며 "한국 콘텐츠가 중국 시장에서 이벤트성으로 일부 개방될 수는 있겠지만, 전면적인 한한령 해제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전했다.
또 다른 문화 기업 관계자는 "중국 문화 당국 관련자들을 접촉한 결과 한한령과 관련해서 아무런 변화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한한령 해제에 대한 큰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조심스럽게 판단했다.
베이징 외교가 관계자는 "한한령 해제는 단순한 문화 정책을 넘어선 국제 정치의 문제"라며 "우리나라의 현재 정치 상황을 고려할 때, 중국이 한한령 해제에 대한 의사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해석했다.
또한 중국 당국의 문화 정책 역시 아직까지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19일 '2025년 외자 안정 행동 계획'을 발표하면서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의 개방은 계획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행동 계획은 제약바이오, 생명공학, 병원, 통신 서비스, 교육 등 서비스업 분야에서 외자 투자 개방을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영화 현지 제작, 현지 엔터사 운영, 현지 공연 기획사 운영 등은 여전히 금지된 상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2017년 19차 당대회(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제창한 '사회주의 이데올로기 문화 정책' 역시 2022년 20차 당대회에서 그대로 이어졌으며, 지난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진행된 정부 공작 보고(업무 보고)에서도 '사회주의 이데올로기 문화 정책 지속 추진'이 언급됐다.
다만 현지 문화 업계에서는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중국이 내수 활성화와 문화 산업을 포함한 중국의 개방도 제고를 위해 전격적으로 한한령을 해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활동 중인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이들은 여전히 한한령에 대한 언급 자체를 꺼리는 등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이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꿔 하루속히 한한령을 해제했으면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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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애니메이션 영화 '너자2'가 글로벌 애니메이션 흥행 1위에 올랐다. 사진은 지난 8일 너자2의 미국내 첫 시사회 모습. [신화사=뉴스핌 특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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