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의약품에 대한 관세 발표를 예고하면서 인도 제약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관세가 인도의 의약품 수출과 미국 물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인도 제약 산업은 대미 의존도가 높은 부문 중 하나다. 산업 단체인 인도 의약품 수출 진흥 위원회에 따르면, 2024/25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약 279억 달러(약 41조 3813억원) 상당의 의약품 수출액 중 31%가량(약 87억 달러)이 미국으로 수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민트는 "인도는 미국에서 사용되는 제네릭 의약품의 45% 이상과 바이오제네릭 의약품의 15%를 공급하고 있다"며 닥터 레디스(Dr Reddy's), 오로빈도 파마(Aurobindo Pharma), 자이더스 생명과학(Zydus Lifesciences), 썬 파마(Sun Pharma), 글랜드 파마(Gland Pharma) 등은 매출의 30~50%를 미국 시장에서 벌어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측 후유증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수입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면 생산 비용이 상승해 제조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 또한 더 큰 가격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
HDFC 증권은 "미국은 인도에서 생산된 저렴한 제네릭 의약품에 의존하고 있다"며 관세 인상이 (의약품) 가격 인상과 인플레이션·의약품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 제네릭 의약품 시장에서 낮은 마진을 보고 있는 인도 제약사들이 비용을 회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면 미국 소비자나 보험사에 비용 부담을 전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열린 전국 공화당 의회 위원회 만찬 행사에서 "우리는 의약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미국은 큰 시장이므로 그들(제약사들)은 서둘러 미국으로 사업을 이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3일 의약품에 대해 "전에 본 적 없는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 관세 발표 당일(현지시간 2일) 관세 부과 대상에서 의약품이 제외되면서 업계에 안도감을 준 뒤 하루 만에 나온 폭탄 발언에 당일 인도 증시 제약 섹터는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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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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