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운용, 금 현물 ETF 개발 소문에 "당장 계획 無"
금값 상승 여력 감소...보관 비용도 운용사에 부담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금이 주요한 투자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자산운용사는 금 상장지수펀드(ETF) 개발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다. 과도하게 금 가격이 올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상장된 금 관련 ETF는 총 6개다. 한국투자신탁운용(ACE KRX금현물,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과 삼성자산운용(KODEX 골드선물(H), KODEX 골드선물인버스(H))이 각각 2개씩을, 신한자산운용(SOL 골드커버드콜액티브)과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 골드선물(H))이 각각 1개씩 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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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5.04.18 stpoemseok@newspim.com |
하지만 금 ETF를 준비 중인 회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하나뿐이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처음부터 금 ETF에 대해 외면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11일 신한자산운용이 SOL 골드커버드콜액티브를 상장한 이후 운용사들이 금 ETF 출시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신한운용은 금 커버드콜 ETF와 함께 금 현물 ETF를 출시하는 방안을 고려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국투자신탁운용처럼 금현물 ETF를 출시하려고 했으나,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출시 시점이 미뤄졌다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두 회사 모두 금 현물 ETF 출시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신한운용 측은 "금 현물 ETF를 포함한 금 ETF 상품 출시 자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미래에셋 측은 "금 ETF를 출시 중인 것은 맞지만, 당장의 계획은 없으며 구체적인 출시 시점도 나온 게 없다"고 전했다.
현재 금은 가장 확실한 투자 자산으로 여겨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관세 전쟁, 금리 인하 연기 등 대내외적인 리스크가 늘어나며 금과 같은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자산운용사들이 금 ETF 출시를 꺼리는 이유는 금 가격이 과도하게 높아진 탓으로 풀이된다. 18일 금 선물 가격은 온스 당 3341.30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8일에는 온스 당 3068.90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불과 한 달간 8.87%(272.4 달러)가 오른 것이다.
지난 16일에는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현물 가격이 장중 온스 당 3342.49 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금 ETF의 수익성에 대한 운용업계의 의구심도 커졌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금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운용업계 내 퍼졌다"며 "상승 여력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판단에 금 ETF 출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금 ETF를 출시하는 것도 운용사에겐 부담이다. 금 현물 ETF의 경우 금 현물을 실제 보관하면서 상품을 운용해야 하다 보니, 다른 상품 대비 개발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금이 안전자산이라 하더라도 변동성 자체가 큰 상황에서는 상품 출시 이후를 장담하기가 어렵다"며 "현재 운용업계에서는 새로운 ETF 개발에 소극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금 현물 ETF의 경우, 금 보관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며 "굳이 성공 가능성이 낮은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많은 비용을 지불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