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회생법원, 채무초과 상태로 간이 파산 선고
'퍼피레드'로 K팝 메타버스 사업 추진했지만 좌초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카카오의 메타버스 전략 거점으로 주목받았던 개발사 컬러버스가 법원으로부터 간이 파산 선고를 받았다. 남궁훈 전 대표 체제에서 추진된 '카카오 유니버스'의 일환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후속 투자 유치에 실패하며 사실상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12부는 지난 19일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사 컬러버스에 대해 간이 파산을 선고했다. 간이 파산은 회사가 채무초과 상태에 놓여 있으면서도 잔여 재산이 5억 원 이하일 경우 적용되는 절차다.
컬러버스는 2020년 8월 설립돼 국내 최초의 3D 가상 커뮤니티 '퍼피레드'를 개발하며 주목받은 바 있다. 이후 모바일 버전인 '퍼피레드M' 출시와 함께 K팝 관련 메타버스 콘텐츠도 기획했으나, 안정적인 유저 확보에 실패하고 자금난에 직면했다. 2022년에는 약 115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이듬해인 2023년 12월에는 퍼피레드M 서비스도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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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뉴스핌 DB] |
카카오는 당시 컬러버스를 계열 메타버스 전략의 핵심으로 삼았다.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는 2022년 6월, 컬러버스를 '카카오 유니버스' 구현의 주체 중 하나로 직접 소개한 바 있다. 당시 컬러버스는 카카오게임즈와 넵튠의 투자를 유치해 카카오의 손자회사로 편입됐다.
그러나 남궁 전 대표 퇴임 이후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동력이 약화되면서 컬러버스는 경영 정상화에 실패했다. 서버 불안정에 따른 초기 이용자 이탈, 후속 투자 유치 실패가 겹치며 구조조정과 서비스 종료를 거쳐 파산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컬러버스의 지분은 넵튠이 44.3%, 카카오게임즈가 10.71%를 보유하고 있으며, 넵튠의 최대주주인 카카오게임즈는 크래프톤과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하고 넵튠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해당 계약에 따라 오는 6월 30일 대금 지급이 완료되면 넵튠은 크래프톤의 계열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한편, 넵튠의 2025년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컬러버스는 올해 1분기 기준 영업수익이 전무한 상태로, 자산 39억 원 가운데 36억 원 이상이 부채로 구성돼 자본금은 3억 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넵튠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컬러버스에 대한 파산 선고는 최근에 이뤄졌지만, 실질적인 사업 정리는 이미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일"이라고 답했다.
dconnec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