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수비대 "이스라엘에 단호한 반격" 엄포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란 정부가 자국 핵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있을 경우, 미국도 공격에 가담한 것으로 간주하고, 국제법상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23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이란은 이스라엘 시온주의 정권의 어떤 모험주의적 행위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이런 행위가 발생할 경우 미국을 공격에 참여한 "가담자(participant)"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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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빈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 앞에 설치된 이란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어 아락치 장관은 자국 핵시설에 대한 이스라엘 공격 위협이 지속될 경우, 이란은 핵 시설과 물질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 조치"를 취할 것이며, 이에 대해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통보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그는 특별 조치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고문은 지난 4월 "IAEA와의 협력을 중단하거나, 고농축 우라늄을 안전하고 비공개적인 장소로 옮기는 방안이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같은 날 이란 혁명수비대도 별도의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을 향해 "공격 시 파괴적이고 단호한 반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란이 핵 합의를 추진 중인 가운데,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타격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첩보를 미국 측이 입수했다고 CNN이 최근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실제 군사 행동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며, 미국 정부 내에서도 이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고 했다.
이란과 미국은 오는 2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다섯 번째 핵 협상을 앞두고 있다. 이란의 우라늄 농축 문제를 둘러싼 입장차가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완전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민간 목적의 저농축 우라늄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아락치 외무장관은 이날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농축 중단을 고수한다면 핵 협상은 결렬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앞서 20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도 미국이 요구하는 농축 중단에 대해 "과도하고 터무니없다"며 협상 성사에 회의적 입장을 내비쳤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