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순이익 모두 기대치 상회…3분기 가이던스는 '실망'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을 주도하는 네덜란드의 ASML이 16일(현지시간)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과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6년 이후 성장 전망에 대해선 신중론을 강조하며,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6.5% 급락했다.
이날 ASML은 2분기 매출 77억 유로(약 89억5000만 달러), 순이익 22억9000만 유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매출 75.2억 유로, 순이익 20.4억 유로)를 모두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앞서 회사가 제시한 가이던스(72억~77억 유로)의 상단에 해당한다.
특히 수요 지표로 주목받는 순수주(Net Bookings) 는 55억 유로에 달해 시장 전망치(41.9억 유로)를 크게 웃돌았다. 로저 다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존 설치 장비 업그레이드 수요가 예상보다 강했고, 미국의 수출관세 영향도 우려보다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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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의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가 처음 출하됐다. 사진은 네덜란드 남부 노르트브라반트주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ASML 본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
3분기 가이던스 '실망'…2025년 매출 전망도 하향 조정
하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향후 가이던스에 쏠렸다. ASML은 3분기 매출을 74억~79억 유로로 제시했는데, 이는 시장 기대치인 83억 유로를 밑도는 수준이다.
또 올해 연간 매출은 기존 가이던스였던 300억~350억 유로 범위 중간인 325억 유로로 좁혀 제시하며, 사실상 상단 기대치를 철회한 셈이 됐다.
크리스토프 푸케 최고경영자(CEO)는 "AI 관련 고객 수요는 여전히 강하지만, 거시경제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2026년 성장에 대해선 확신하기 어렵다"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