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아니냐" 비판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최근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산업재해 사망에 대해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33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포스코이앤씨에서 올 들어 다섯 번째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언급하고 "'죽어도 어쩔 수 없지' 이런 생각하는 것 아닌가 싶어서 정말로 참담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33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7.29 [사진=KTV 캡처] |
그러면서 "올해가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사고를 근절하는 원년이 됐으면 좋겠다"며 국무위원들과 함께 산재 사망사고 예방책 논의에 나섰다.
전날 포스코인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는 60대 노동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대통령은 "그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살자고 돈 벌자고 간 직장이 전쟁터가 된 것 아니냐. 어떻게 동일한 사업장에서 올해만 다섯 명이 일하다 죽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최근 상수도 공사 중 작업자들이 맨홀 구멍에 들어갔다가 잇달아 질식사한 사건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며칠 전에도 상수도를 공사하는 곳에 들어갔다가 또 2명이 질식 사망했다고 한다. 그 이전에 큰 통에 수리하러 들어갔다가 질식 사망했다고 한다"며 "폐쇄된 공간에 일하러 들어가면 질식 사고가 많다는 것은 국민적 상식인데 어떻게 보호장구 없이 일하게 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노동자도 사람이다. 12시간 밤에 모여서 일한다는 게 쉽지 않다"며 "돈보다 생명이 귀중하다는 생각을 모든 사회 영역에서 되새기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산재 사망사고 예방을 위해 원하청 관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공사 현장을 가보면 하청을 한두번 하는 것이 아니고 하청의 하청, 하청의 하청의 하청 등 네 번, 다섯 번씩 하청되면서 도급금액 절반 정도로 공사가 이뤄지니까 안전시설, 안전장치를 할 수 없다"며 "1년에 30명씩 산재 사망사고가 나는 것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누군가를 위해서 어떤 사업자를 위해서 일하다 죽는 건 그에 대한 감각이 없는 건지, 사람 목숨을 사람 목숨으로 여기지 않고 무슨 작업 도구로 여기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비판했다.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