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가공 시장 중장기 성장
부가가치 창출 안간힘
미 쇠고기 사업 적자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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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비즈니스와이어를 포함한 주요 매체와 시장 조사 기관에 따르면 2025년 전세계 육류 가공 시장 규모가 4012억~4325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가운데 쇠고기 가공 시장이 약 1438억달러로 예상되고, 가금류는 4115억달러로 전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2025~2033년 글로벌 육류 가공 시장이 연평균 4.9%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2033년 시장 규모가 6642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매출이 연평균 8.5% 상승할 것으로 보이고, 유럽과 브라질을 포함한 신흥국 시장에서도 소비 증가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편의식과 고단백 식단 및 간식, 프리미엄 단백질 선호 등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시장의 추세적인 성장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판단이다.
시장 조사 업체 퓨처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세계 쇠고기 가공 시장에서 JBS와 타이슨 푸즈, 카길 등 톱3가 약 10%의 점유율을 나타내는 가운데 JBS가 이들 3개 업체 중 최대 규모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이다.
돼지고기 가공육 시장의 경우 공식적인 데이터가 제공되지 않지만 JBS의 연간 도축 규모가 1000만두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과 브라질을 중심으로 강력한 시장 입지를 구축한 가운데 아시아 지역을 적극 공략하는 움직임이다.
가금류 시장에서도 JBS는 톱3에 해당하고, 북미와 남미, 유럽 시장에서 강력한 지배력을 나타내고 있다. 쇠고기 가공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타이슨 푸즈 및 카길과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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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S 상장 당시 뉴욕증권거래소에 걸린 현수막 [사진=블룸버그] |
JBS는 이른바 수직통합(VIP) 모델을 토대로 육류 생산의 여러 단계를 직접 통제하는 형태의 구조를 취한다. 소와 돼지, 가금류 등 다양한 축종에 대한 도축과 가공, 유통까지 각 단계의 사업을 전세계적으로 운영하며, 브라질 가금류 및 돼지고기 가공 사업을 담당하는 시에라와 미국 가금류 사업을 담당하는 필그림스 프라이드 등 여러 자회사를 두고 있다.
JBS는 스위프트 육류 사업과 가금류 생산업체 필그림스 프라이드의 지분을 82% 보유중이며, 특히 90억달러의 가치를 인정 받는 필그림스의 지분이 업체의 노른자위 자산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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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S의 콜로라도 육류 가공 시설 [사진=블룸버그] |
신선육과 냉동 및 가공 육류의 전세계 판매를 핵심 수익원으로 하는 JBS는 즉석 식품과 브랜드 상품, 마리네이드 고기 등 부가가치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며 더 높은 이익률을 창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가출과 비료, 폐기물에서 생산되는 바이오디젤 등 부산물을 활용한 매출액도 연간 약 3억달러에 달하고, 대체육과 수산물 등으로 신규 사업 확장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규모의 경제와 함께 전세계 주요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했지만 소 사육 두수 감소로 인한 미국 쇠고기 사업의 적자가 매출 성장과 주가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JBS의 북미 쇠고기 사업 부문은 2분기 국제회계기준(IFRS) 상 2억93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 규모가 11배 확대됐다.
미국 소 사육 두수가 수 년래 최저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도축용 소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고, 이 때문에 JBS 뿐 아니라 타이슨 푸즈와 카길 등 육류 가공 업체들이 수 십억 달러의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더해 신종 파리의 전염 우려로 멕시코산 소 수입이 금지되면서 공급난이 더욱 악화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소 공급 부족이 향후 몇 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JBS의 단백질 사업 부문들이 쇠고기 부문의 충격을 완화해야 하는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관세나 그 밖에 무역 제한으로 인한 어려움으로 이중고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업체의 북미 사업 부문 대표인 웨슬리 바티스타 필류는 최근 애널리스트 컨퍼런스 콜에서 "암소를 도축 시장에 보내지 않고 보유중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소 공급이 2026년 바닥을 찍고 2027년부터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필그림스 프라이드가 치솟는 쇠고기 가격을 피하려는 소비자들 사이에 닭고기 수요가 늘어난 덕분에 최근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브라질 닭고기 사업부 역시 5월 조류 독감 사태 이후 중국 등 일부 국가가 수입 금지 조치를 시행했지만 높은 이익률을 유지한 데 높은 의미를 실었다. 아울러 호주에서 소 공급 물량을 확보해 JBS의 전체 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부분도 고무적이라는 반응이다.
업체는 소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텍사스 캐커스와 콜로라도 그릴리에 위치한 공장 현대화에 2억달러를 투입하는 등 쇠고기 사업 부문의 현대화를 모색하고 있다.
원자재 육류 사업보다 높은 수익이 발생하는 부가가치 소비자 제품 사업의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어 미국 쇠고기 사업 부문의 실적 악화를 상쇄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최근 JBS는 아이오와의 한 공장을 1억달러에 인수해 미국 최대 규모의 즉석 소비용 베이컨 및 소시지 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5월에도 업체는 1억3500만달러를 투입해 아이오와에 새로운 신선 소시지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일부에서는 이른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리스크를 지목한다. 아마존을 포함한 열대 우림 파괴와 원주민 권리 침해 등 공급망 투명성과 지속 가능성 관련 쟁점으로 글로벌 투자자와 금융시장으로부터 경고와 비판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
보도에 따르면 SEG 요구가 강화되면서 투자 기관들과 기후변화 대응 계획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 SBTi(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에서 인증이 철회되기도 했다.
이 밖에 가축 뿐 아니라 곡물을 포함한 원자재 가격 변동과 환율 및 금리 여건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이 JBS의 잠재 리스크로 꼽힌다. 축산 및 가공 공장 내 인력 안전과 노동 현안도 지켜봐야 할 변수다.
이 밖에 시장 전문가들은 국제회계기준(IFRS)과 미국 일반회계원칙(GAAP) 등 두 가지로 제공되는 재무 보고서를 한 가지로 단일화할 것을 주문한다.
업체가 최근 몇 년간 배당금을 반기 기준으로 지급했지만 뉴욕증시로 옮겨온 이후에는 분기별로 지급하는 쪽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JBS는 2분기 5500만달러의 현금 유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억달러의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했던 것과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경영진은 미국 내 높은 가격과 브라질 가금류 사업 부문의 재고 증가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JBS는 배당 지급과 별도로 4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승인했다. 경쟁 업체에 비해 주가가 크게 저평가 받는 상황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shhw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