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US오픈 재우승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숙적' 얀니크 신네르(1위·이탈리아)를 제압하며 US오픈 왕좌에 복귀했다.
알카라스는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2025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신네르를 세트 스코어 3-1(6-2 3-6 6-1 6-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시간은 2시간 42분. 지난 윔블던 결승에서 당했던 패배를 이번에 설욕하며 값진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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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로이터=뉴스핌]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US오픈에서 신네르를 꺾고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2025.09.08 wcn05002@newspim.com |
2022년 US오픈 챔피언이었던 알카라스는 3년 만에 다시 이 대회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로써 메이저 대회 개인 통산 6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동시에 신네르와 치러온 '메이저 타이틀 경쟁'에서도 4대 4 동률을 이루며 라이벌 구도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지난 2년간 열린 8개의 메이저 대회에서 두 선수만이 번갈아 우승을 차지했다는 점은 남자 테니스 역사에서도 드문 장면이다. 직전 사례는 2006~2007년 라파엘 나달과 로저 페더러가 각각 2회, 6회 우승을 나눠 가졌을 때였다.
이번 승리로 알카라스는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에서도 큰 변화를 일으킨다. 곧 발표될 세계 랭킹에서 신네르를 제치고 2023년 8월 이후 약 2년 만에 다시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게 된 것이다.
이번 결승전은 유명 인사들이 대거 관중석에 모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경기가 약 30분 이상 지연됐다.
결승전은 초반부터 치열했다. 알카라스가 강력한 공격으로 리드를 잡으면, 신네르는 탄탄한 수비와 안정적인 플레이로 따라붙는 흐름이 반복됐다. 그러나 승부처는 4세트였다. 알카라스가 2-1로 앞선 상황에서 신네르의 세 번째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기세를 완전히 끌어왔다. 이후에는 특유의 서브에이스와 강력한 포핸드로 신네르의 추격을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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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로이터=뉴스핌] 카를로스 알카라스(왼쪽)와 신네르가 US오픈에서 경기를 펼친 뒤 서로 손을 맞잡고 있다. 2025.09.08 wcn05002@newspim.com |
알카라스는 이날 서브에이스(10-2), 위너(42-21), 전체 획득 포인트(112-89) 등 주요 지표에서 모두 신네르를 압도했다. 대회 내내 무실세트 행진을 이어오던 그는 결승에서 비로소 한 세트를 내줬지만, 여전히 '무결점 챔피언'의 면모를 보였다.
알카라스는 경기 후 우승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서, 팀, 가족, 여러분이 있어서 정말 행운이다. 여러분 덕분에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 내가 이룬 모든 업적은 여러분 덕분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신네르는 US오픈 2연패와 통산 4번째 메이저 우승에 도전했으나 막판 복부 통증 여파 속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럼에도 올해 열린 4개 메이저 대회 모두 결승 무대를 밟으며 세계 1위다운 저력을 증명했다.
시너는 알카라스와 그의 팀에게 "오늘 이 경기 뒤에는 정말 많은 노고가 있었다는 걸 알고 있다. 당신들이 나보다 훨씬 뛰어났다. 정말 멋진 순간이다"라고 축하를 전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