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8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가 이날 실시된 의회 신임투표에서 패배할 것이 확정적인 상황에서 시장은 그 충격파가 가져올 격량이 최소화되기를 바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장이 마감된 이후인 프랑스 현지시간 오후 6시58분쯤 공개된 투표 결과 유효 투표 558표 중 364표가 신임 반대로 집계됐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에 비해 2.83포인트(0.52%) 상승한 552.04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210.15포인트(0.89%) 뛴 2만3807.13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3.23포인트(0.14%) 전진한 9221.44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60.06포인트(0.78%) 오른 7734.84에,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15.88포인트(0.28%) 상승한 4만1723.69로 마감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51.30포인트(1.02%) 오른 1만5002.20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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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바이루 총리가 이날 표결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확정적이었다.
사회당 등 좌파 진영과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 등이 모두 이번 투표에서 바이루 총리를 불신임하겠다고 공언했다. 야권의 두 진영은 전체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신임안 부결이 내각 붕괴로 이어지게 되고, 야권이 일제히 조기 총선 실시를 주장하면서 프랑스 정국은 대혼란 상태로 빠져들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피치(9월 12일)와 무디스(10월 24일), S&P(11월 28일)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잇따라 프랑스에 대한 국가신용등급 평가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프랑스 경제의 앞날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이날 유럽증시는 차분하고 긍정적인 모멘텀을 유지했다.
시티인덱스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 피오나 신코타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내 2위 경제대국에서 지속되는 정치적 불확실성은 분명 문제가 될 수는 있지만 아직 그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그런 요소와 변수들은 완전히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시장이 극도의 공포에 빠졌다고 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스위스쿼트은행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이펙 오즈카르데스카야는 "프랑스 주식은 계속 압박을 받을 것이고 채권도 압박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그 파장은 제한적일 것이고 프랑스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유럽 시장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프랑스의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장에 비해 4.4bp(1bp=0.01%포인트) 하락한 4.336%를 기록했다. 지난 2009년 6월 이후 최고치였던 이달초 기록 4.523%에서 꽤 안정된 수준으로 내려왔다.
대부분의 주요 섹터가 강세를 나타낸 가운데 소매업이 1.8%, 건설이 1.7% 올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서 힘을 받고 있는 금융도 1.43% 상승했다.
에너지 섹터는 글로벌 유가 상승에 따라 0.6% 올랐다.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 동반 제재가 점점 가시화되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통신주는 에코스타(EchoStar)가 스페이스X에 무선 주파수 라이선스 매각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1.5% 하락했다.
헬스케어는 0.6% 하락했는데 이는 노보노디스크가 0.9% 떨어진 영향이 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해외 비만치료제 원료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보험사 피닉스 그룹은 장부 가치 감소폭이 예상보다 크다고 보고하고 내년 3월 사명을 '스탠다드 라이프'로 변경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7.6% 떨어졌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오는 11일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시장과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플레이션이 ECB 목표치인 2% 안팎이라는 점을 들며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