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이 퇴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찾으면서, 중국이 일본 정부에 강력한 항의와 경고를 보냈다.
표면적으로는 개인 여행 성격이지만, 중국은 이를 '대만 독립 세력'의 정치적 움직임으로 규정하며 일본의 대응을 압박했다.
차이 전 총통은 9월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일본 간토(관동) 인근의 피서지를 방문 중이다. 대만 측은 이번 일정이 "순수 개인 여행"이라고 설명했으며, 정치적 회동이나 공개 행사 일정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차이 전 총통은 2024년 5월 퇴임 전까지 8년간 대만을 이끌었던 지도자라는 점에서, 그의 해외 방문은 대만과 주변국 간 외교적 의미를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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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 [사진=뉴스핌DB] |
◆ 中 "日, 대만 문제에 역사적 책임...신중히 행동" 항의
중국 외교부는 발 빠르게 반발했다.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에 "엄중 항의와 경고"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차이 전 총통의 방문을 "외세를 빌려 대만 독립을 도모하는 본질적 시도"로 규정하며, 일본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성실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린 대변인은 일본을 겨냥해 "일본은 대만 문제에서 역사적 책임이 있으며, 더욱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대만 지배 경험을 거론하며 일본의 정치적 행보에 경계심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또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말라"고 경고했다.
일본 정부는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는 중국과의 외교 마찰을 피하면서도, 대만과의 비공식적 교류는 유지하려는 '균형적 침묵'으로 해석된다.
차이 전 총통 측 역시 이번 방문이 사적인 성격임을 거듭 강조하며, 정치적 논란을 차단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