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휴양마을 선정된 오성한옥마을
'숙박·다도·야외결혼식'까지 한번에
올추석 촌캉스 가면 정부 할인 쏜다
[완주=뉴스핌] 이정아 기자 = 지난 18일 전북 완주 소양면에 있는 오성한옥마을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분주히 움직였다.
분지형 계곡지대에 자리 잡은 이곳 오성한옥마을은 종남산과 서래봉, 위봉산성에 둘러싸여 있다. 소양면 오도길을 따라 들어서자 오성제가 잔잔한 물결을 비추고, 수변 산책로엔 가을빛이 드리워졌다.
이날 오성한옥마을은 이른 오전부터 방문객 맞이에 한창이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농촌체험휴양마을을 점검했고, 출입기자단도 함께 동행했다.
![]() |
[완주=뉴스핌] 이정아 기자 = 오성한옥마을 내 한옥 민박 전경. 2025.09.18 plum@newspim.com |
기자단은 오성한옥마을의 인기 체험 프로그램인 다도 체험을 진행했다. 마을 주민들은 다도상과 다기를 정성스레 손질했고, 강사 정다규 씨가 직접 차를 내렸다. 찻잔에 물이 따를 때마다 맑은 물소리가 울려 퍼졌고, 참석자들은 "계곡에 온 것 같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기분"이라며 감탄했다.
정 강사는 "차는 색과 향, 맛을 천천히 음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혼자 마셔도 몸과 마음을 씻어내는 효과가 있다"며 "물소리만 들어도 명상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오성한옥마을은 지난 2014년 농식품부 창의아이디어 사업(20억원)으로 첫발을 뗐다. 당시 5채의 한옥을 새로 짓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을 이름을 '오성한옥마을'로 바꾸며 농촌관광지로 탈바꿈했다.
최수강 마을대표는 "처음에는 경관을 가꾸며 마을을 살려보자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손님들이 한옥 숙박을 요청하면서 호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됐다"고 말했다.
오성한옥마을은 한옥 민박과 체험 시설을 중심으로 연간 70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간다. 한옥 민박을 이용하려면 4개월 전부터는 예약해야 할 만큼 인기가 높다. 주말에는 주차장이 꽉 차 방문객을 더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진다는 게 마을 주민들의 설명이다.
![]() |
[완주=뉴스핌] 이정아 기자 = 지난 18일 전북 완주 소재 오성한옥마을에서 다도체험을 진행하고 있는 정다규 강사. 2025.09.18 plum@newspim.com |
마을의 성장은 도시계획 전문가 장택주 전남도립대 한옥건축가 교수가 힘을 보탠 덕도 크다. '농림지역을 보존만 해서는 소멸을 막을 수 없다. 자연과 인간의 균형 속에서 웰니스 체험이 농촌의 새로운 길이 된다'는 것이 장 교수의 지론이다.
주민들은 그의 조언에 따라 공동체 기반을 강화하고, 체험·숙박·카페·갤러리를 확충했다. 현재는 120억원 규모의 국가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오성한옥마을의 콘텐츠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다. 다도체험과 대통밥만들기, 전통의상 체험이 상시 운영된다. 숲길 걷기와 한글다리, 갤러리·고택 관광도 가능하다.
특히 BTS(방탄소년단)의 2019년 썸머 패키지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올해 7월 오성한옥마을을 '스타마을 20'으로 선정해 집중 홍보 중이다.
최근엔 야외결혼식 장소로도 주목받고 있다. 마을 측은 전주 웨딩업체와 협약을 맺어 한옥 전경을 배경으로 한 전통·현대식 결혼식을 열고 있다. 한옥 마당에서 차분히 진행되는 예식은 대관과 식사, 부대시설까지 패키지로 제공되며 신혼부부와 하객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최수강 마을대표는 "한옥과 자연을 배경으로 한 야외 결혼식은 농촌이 가진 매력을 보여주는 새로운 시도"라고 강조했다.
![]() |
[완주=뉴스핌] 이정아 기자 = 송효웅 주식회사 작정 공동대표. 2025.09.18 plum@newspim.com |
오성한옥마을의 또 다른 주인공은 청년 귀촌인이다. 서울에서 도시재생 사업을 하던 송효웅(37) 씨는 2022년 농촌 살아보기 체험을 위해 완주 고산면으로 내려왔다가, 현재는 소양면에서 한옥체험업을 준비 중이다.
그는 "서울에선 일이 소모적으로 느껴졌는데, 지역에 내려오니 주민과 함께 성장하는 보람이 있다"며 "완주는 다른 지역보다 공동체 기반이 잘 돼 있어 협업과 사업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추석 연휴를 계기로 농촌관광 활성화에 힘을 싣고 있다. 농식품부는 9월부터 11월까지 농촌체험 프로그램과 관광상품을 30~50% 할인하고, 농촌여행패스와 농촌 위케이션 상품을 운영한다.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팝업 홍보관을 열고, LG트윈스와 협업해 잠실야구장에서 캐릭터 '촌식이' 시구 이벤트도 진행한다. 방송 프로그램을 통한 스타 마을 소개, 카드뉴스 제작, 농업박람회 홍보 부스 운영 등 다양한 이벤트도 병행된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농촌관광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농촌 공동체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정부는 추석 연휴 기간 농촌관광 상품 할인, 홍보 캠페인, 현장 방문 등을 통해 농촌관광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
송미령(왼쪽)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8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농촌휴양마을인 전북 완주 오성한옥마을을 방문,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2025.09.18 plum@newspim.com |
plu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