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6일까지 美 뉴욕 머물러
본격 다자외교 데뷔···'글로벌 실용외교' 시험대
北, 7년 만에 고위급 대표단 참석
유엔총회 기조연설서 '민주 한국 복귀' 선언
안보리 공개토론, '모두의 AI' 원칙 제시·제도화 제안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2~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80차 유엔(UN)총회에 참석한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토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새 정부의 '글로벌 실용외교' 노선을 시험하는 다자외교 첫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일정을 통해 ▲민주주의 한국의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의 위상 강화 ▲민생경제 중심 국정운영을 국제사회에서 구현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가속화 등 세 가지 목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순방 첫 일정인 22일(현지시간)에는 래리 핑크 세계경제포럼 의장 겸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 회장과의 면담을 갖고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전환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이어 미 의회 상·하원 의원단 접견과 동포 간담회도 진행한다.
둘째 날인 23일에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 기조연설에 나서며, 190여 개국 정상 가운데 일곱 번째 순서로 연단에 선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민주 대한민국의 복귀를 선언하고 한반도 정책 등 우리 정부의 외교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인류 평화와 번영을 이뤄 나가기 위한 한국의 기여 방안에 대해서도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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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7일 경기도 성남시 스타트업 스퀘어에서 열린 청년 스타트업 상상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9.17 photo@newspim.com |
이번 연설에서 대북 메시지의 수위와 표현은 막판까지 조율 중이다. 특히 북한이 2018년 이후 7년 만에 고위급 대표단을 유엔총회에 보낼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사회는 이 대통령의 대북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 대통령들은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매번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평화 구상을 강조해왔다.
더욱이 이 대통령이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했던 만큼, 이번에도 후속 메시지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안보리 공개토론에서는 'AI와 국제평화·안보'가 의제로 다뤄진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안전·신뢰·포용'의 3대 원칙, 이른바 '모두의 AI'를 제시하고, 실무 워킹그룹 신설과 연례 점검 메커니즘 도입 등 제도화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이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다자주의 회복 및 한반도 정세를 협의하고, 프랑스·이탈리아·우즈베키스탄·체코·폴란드 정상과의 양자 회담을 통해 방산, 인프라, 에너지, 공급망 협력 등 현안을 논의한다.
25일에는 뉴욕 월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투자 서밋'에 참석해 한·미 금융·경제 인사들에게 이재명 정부의 경제정책을 소개하고 한국 투자 확대를 당부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은 공식 일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위 실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최근 한·미 정상회담이 있었고, 다음 달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에서도 회담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현장에서 비공식 환담이 이뤄질 가능성은 열려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장에서 간략히 조우할 가능성까지 있다, 없다 말씀은 못 드린다"고 말했다.
park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