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포르투갈도 선언…유엔총회 계기로 프랑스 등 동참 전망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영국과 캐나다가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다고 21일(현지시각) 공식 선언했다. 호주와 포르투갈도 선언에 동참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보도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날 가장 먼저 성명을 내고 "'두 국가 해법' 가능성을 지속하기 위한 국제적 공조 노력의 일환"이라며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인정했다.
카니 총리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주도의 국가를 인정하는 것은 평화로운 공존을 추구하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종말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준다"며 "테러리즘을 정당화하거나 보상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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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로이터=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지난 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한 중부 지역에서 주민들이 미국이 지원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GFF)이 배포한 구호물품을 받은 뒤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2025.08.04. ihjang67@newspim.com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같은 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평화와 '두 국가 해법'에 대한 희망을 되살리기 위해 영국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공식 인정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카니 총리와 마찬가지로 스타머 총리도 이번 선언이 "하마스에 대한 보상이 아니다"라며 "(두 국가 해법은) 하마스에 미래도, 정부 내 역할도, 안보에서의 역할도 없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마스에 부과할 추가 제재안을 수주 내로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호주도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와 페니 웡 외무장관의 공동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을 주권 국가로 공식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번 조치는 세계가 폭력의 악순환을 멈춰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지금이 그 시점이다.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호주는 중동에서 큰 역할을 하는 국가가 아니다. 주요 교역 상대도 아니고,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지도 않는다"면서 "그러나 이번 선언을 다른 파트너들과 함께함으로써 의미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울루 한젤 포르투갈 외무장관도 미국 뉴욕에서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향한 유일한 길인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며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에 동참했다.
이로써 193개 유엔 회원국 중 팔레스타인을 주권국가로 인정한 나라가 하루 사이에 147개국에서 151개국으로 늘었다.
이번 발표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영국이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마무드 아바스 수반은 "이는 국제적 정통성에 기반해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하고 필수적인 단계"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성명을 내고 "이번 인정은 팔레스타인 인민의 땅과 성지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고 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독립국가를 수립하는 데에 중요한 진전"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성명을 내고 "팔레스타인을 인정하는 지도자들은 테러에 막대한 보상을 주는 것"이라고 비난하며 "요르단강 서안에 팔레스타인 국가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2일에는 프랑스도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며,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 몰타, 룩셈부르크, 벨기에 등도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