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25일 김건희 '뇌물죄 피의자'로 소환 예고
'공무원' 적용 범죄…尹과의 공모 정황 밝혀졌을까
김상민 '청탁금지→뇌물공여' 전환 가능성 '주목'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은 23일 청탁금지법 등 혐의를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구속 후 처음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그림을 건넨 인사로 지목된 김 전 검사에게 뇌물죄가 적용될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특검팀은 김 전 검사를 소환하기 전날(22일) 김 여사를 오는 2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뇌물) 혐의 피의자로 소환조사한다고 밝혀, 김 전 검사에 대한 뇌물죄 혐의 적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특검팀이 기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서 형량이 더 무거운 뇌물죄로 수사를 전환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여사가 뇌물 수수자 신분이 될 경우 그림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김 전 검사가 뇌물 공여자 신분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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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23일 오전 구속 후 처음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김 전 검사가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
특검팀 관계자는 이날 "김 전 검사에 대해서는 뇌물죄로 입건해 놓은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김 전 검사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됐지만, 전체적인 사실은 뇌물 혐의가 있다고 보고 조사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전 검사 측 변호인은 특검팀의 뇌물죄 수사 전환과 관련해 "대가 관계, 직무 관련성 부분이 매우 엄격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뇌물죄가 인정되려면) 그 당시에 공천관리위원장이나 당대표를 거의 매수해서 '이렇게 하라'는 지시 내용이 있어야지만 인정되는 걸로 보인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어떻게 개입을 했는지 그 부분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전 검사 측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당대표도 와서 말을 해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없다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 관계 등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뇌물죄를 적용하면서 공직자였던 윤 전 대통령을 뇌물을 받은 주체로, 김 여사는 공범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뇌물죄는 공무원 신분이 대가성 금품을 받아야 성립하는 범죄이기 때문이다.
공직자가 아닌 김 여사 단독으로는 성립하기 어렵지만, 그가 공무원인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대통령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확인되면 뇌물죄의 공동정범(함께 계획·실행한 직접 가담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날 "김 여사를 뇌물죄로 입건해서 조사한다는 것은 윤 전 대통령과의 공범관계를 전제로 한 것"이라며 "따라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도 필요한데, 어떤 시점에 조사하게 될지는 좀 더 검토를 해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전 검사는 2023년 1월 김 여사 측에 1억원대에 이르는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를 전달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는다. 특검은 김 전 검사가 공천이나 인사 청탁의 대가로 김 여사 측에게 고가의 그림을 선물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이 김 여사를 뇌물 혐의 피의자로도 조사를 하기로 했다는 것은 수사팀이 부부 간 공모가 있었음을 어느 정도 확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김 여사에게 그림을 건넨 김 전 검사의 혐의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서 뇌물공여 혐의로 바뀔 가능성이 제기된다.
yek10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