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전 국정자원 화재 발생
"'열폭주'로 이어지는 경우 많아
...배터리 방·데이터 방 분리해야"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지난 26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서 발생한 화재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화재의 원인이 '리튬이온 배터리'로 추정되면서 위험성 역시 다시 부각됐다.
전문가들은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선제적 관리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데이터 관리와의 분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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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27일 오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정부 전산망이 멈추며 주요 공공서비스가 중단되고 있다. 이날 우체국 예금·보험 등 주요 서비스가 전면 중단 됐다. 우체국 ATM 기기에 사용불가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5.09.27 yooksa@newspim.com |
국정자원에서 발생한 화재는 리튬배터리 이동 작업 중 발생한 불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화재로 정부 시스템 647개가 중단되고 1명이 화상 피해를 입었다. 배터리 384개가 전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29일 기준 시스템이 복구되고 있지만 각종 불편을 겪은 시민들도 있다.
경찰은 세 차례 감식을 진행하고 수사팀 외에 리튬전지 사건 전담 요원을 추가로 감식에 투입했다고 29일 밝혔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리튬 이온배터리 관련 화재는 678건이다. 특히 2020년 98건에서 2024년 117건으로 증가했다. 이 중 70%가 전동킥보드 화재다.
지난 2022년에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도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불이 시작돼 서비스가 중단됐다.
이번 화재의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리튬이온 배터리 관련 화재는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아 피해 규모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열폭주' 현상이 일어나 불길을 잡기 어렵다. 국정자원 화재는 발생 20시간만에 완진됐다. 일반 소화기로는 진화가 어렵다. 이번 국정자원의 경우에는 10년 이상 사용된 배터리였던 것으로 알려져 관리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웠다.
전문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선제적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사실 전체 리튬이온 배터리 개수 대비 화재 원인이 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며 "소형 배터리의 경우에는 끄는 방법도 크게 특별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대체재에 대해서는 "현재 효율과 편의상으로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다른 유형보다 장점이 많아 화재 위험이 조금 더 높아도 많이 사용한다"며 "다른 유형 배터리보다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지 항상 불이나는 것은 아니라 잘 관리하면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교수는 "용량이 크고 수십 개, 수백 개가 모여 있는 곳은 끄기 어려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하나의 셀에서 열이 발생해도 연쇄 영향을 줘 열폭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고 물을 뿌려도 끄기 어렵다"고 말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예방 방법에 대해서는 "이번 화재 같은 유형의 경우에는 개인보다는 건물 유지 관리 팀이 고온이나 습기 노출, 충전률 등을 확인하는 등 이상징후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짚었다.
인세진 전 우송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는 현재로서는 끌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없어 진화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 사이에 피해가 커진다"며 "배터리가 있는 방과 데이터 처리하는 방을 분리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gdy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