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러시아의 점증하는 도발에 강력하게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국경 지역에 무장 드론을 배치하고 러시아 항공기를 향해 발포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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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크 로이터=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1일(현지시간) 폴란드 우치에서 남서쪽으로 약 30km 떨어진 라스크에 있는 32 전술공군기지에서 F-16 전투기를 배경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투스크 총리는 이날 러시아 드론의 침범은 절대 실수가 아니며 나토(NATO) 및 유럽 동맹국들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해 공중 방어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2025.09.12. ihjang67@newspim.com |
FT는 나토 관계자 4명을 인용해 "이 같은 방안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국가들이 논의를 시작했고, 프랑스와 영국이 지지하고 있다"며 "이후 더 많은 나토 회원국이 참여하면서 논의 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나토가 푸틴의 '하이브리드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무력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방안 중에는 러시아 군사 활동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감시 드론에 무장을 장착하고,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나토 동부 국가들의 영공을 지키는 전투기가 무단 침범하는 러시아 항공기에 사격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지역 중에서 경계가 허술한 곳에서 나토 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방안도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있다고 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8일 유럽의회에 출석해 "러시아는 유럽의 분열을 조장하려 한다"며 "우리는 단결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단순히 대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억제해야 한다"며 "우리가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러시아의 의도대로) 회색지대(grey zone)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럽 곳곳에서는 정체 불명 드론의 영공 침범과 방화, 사이버 공격, 인프라 파괴 등 러시아의 소행 또는 배후로 추정되는 '하이브리드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발트3국 중 하나인 에스토니아에는 러시아 전투기가 영공을 침범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달 유엔 총회를 계기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러시아 항공기가 영공을 침범하면 나토가 격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