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의 대형 IPO 흥행…청약 경쟁률 54배 기록
조달 자금, M&A·배당·인력 효율화 등 재무 안정화에 투입
3분기 선방 이어 4분기 현금 유입으로 재무구조 개선 기대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LG전자가 인도법인 상장을 통해 약 1조80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하며 4분기 재무 숨통을 텄다. 이번 공모는 청약 경쟁률 54배를 기록하며 20년 만에 인도 증시 최대 흥행으로 꼽힌다. 확보된 자금은 인수합병(M&A)과 배당, 인력 효율화 등 재무 안정화와 미래 성장 기반 강화에 활용될 전망이다.
13일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현지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현지시간) 마감된 LG전자 인도법인 기업공개(IPO)에 총 4조4300억 루피, 우리돈으로 약 70조 원의 자금이 몰렸다. 청약 경쟁률은 54.02배로, 지난 2008년 릴라이언스파워(Reliance Power) 이후 20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올해 기준으로 앞서 청약을 마감한 타타캐피털(29억 달러)과 HDB파이낸셜(19억 달러)에 이어 인도 내 세 번째로 큰 규모의 IPO로 꼽힌다.
기관투자자들의 참여 열기도 뜨거웠다. 기관투자자(QIB) 부문 경쟁률은 166.5배, 비기관(HNI) 부문은 22.4배, 개인투자자(RII) 부문은 3.54배로 집계됐다. 인도 내외 기관투자자들이 LG전자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다. 상장 전 앵커(Anchor) 투자자 사전 배정에는 블랙록(BlackRock), 싱가포르 국부펀드(GIC),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 등 글로벌 대형 투자자가 참여해 총 3억9200만 달러(약 5400억 원) 규모의 물량을 선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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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뉴스핌DB] |
LG전자는 이번 IPO를 통해 보유 중인 인도법인 지분 15%(1억181만5859주)를 매각했다. 이번 매각은 신주 발행 없이 기존 주식을 매도하는 '구주 매출' 방식으로, 조달 금액 전액이 LG전자로 유입된다. 회사는 10월 중 정산이 완료되는 대로 4분기부터 재무제표에 반영할 예정이다. 인도법인의 상장일은 오는 14일(현지시간)이다.
이 같은 대규모 현금 유입은 LG전자의 4분기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전자가 3분기 관세 부담,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에도 불구하고 선방하기는 했으나,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2조5874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2843억원) 대비 21.2% 줄어든 상황이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전년 동기(1353억원) 수준과 유사한 1348억원으로 예상되면서 큰 반전을 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날 발표된 잠정실적에 따르면 LG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1조8751억 원, 영업이익 688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22조1764억원) 대비 1.4% 줄었으나 역대 3분기 중 두 번째로 높은 숫자를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7519억 원) 8.4% 줄었다. 다만 최근 시장 전망치와 비교하면 10% 가량 웃돌며 선방했다. 관세 부담,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에도 불구하고 생활가전과 전장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입된 현금은 우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등 전략적 투자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일부는 주주환원정책 강화를 위한 추가 배당 재원으로 쓰일 수 있고, 올 하반기 추진 중인 인력 효율화 과정의 비용 보전에도 활용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활용 구도가 자리 잡으면 기존에 보유한 현금의 유출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