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스·웨스턴, 사기 대출 피해
동일 차주 추정, 담보권·서류 조작
피해 규모는 제한적 수준으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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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간밤 미국 지역은행 2곳에서 나온 부실대출 관련 소식으로 월가가 술렁였다. 미국 주식시장이 무역 불안과 과열 논란에도 불구하고 상승 탄력을 과시하던 와중에 나온 소식이다.
불과 한 달 전 트라이컬러홀딩스와 퍼스트브랜즈가 각각 모두 담보 사기 문제 등이 드러나 연쇄 파산한 뒤 JP모간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숨은 부실을 경고한 직후 터진 사건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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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이언스뱅크 건물 외관 [사진=블룸버그통신] |
이번 지역은행 부실대출 사건의 원인은 무엇이고 예상되는 영향권은 어디까지인지, 신용 불안으로 확산될 여지는 있는지, 주식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변수인지 등을 문답 형태로 정리해 봤다.
1. 진원지는?
간밤 주식시장에 충격파를 던진 곳은 지역은행 자이언스뱅코프(종목코드: ZION)와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WAL) 발표다. 모두 사기에 의한 대출 부실화와 이에 따른 소송 제기 발표다. 자이언스가 하루 먼저 장 마감 뒤 공시를 내 관련 사실을 알렸다.
양사가 지목한 피고 모두 동일한 차입자 그룹으로 추정된다. 웨스턴은 주 피고를 부실 상업용 모기지 투자펀드 켄터그룹V, 공동 피고를 제럴드 마르실과 앤드루 스투핀이라는 2명의 인물을 공동 기재했다.
자이언스는 대상을 특정하지 않았으나 웨스턴이 '동료 은행의 유사 문제 공시 확인 직후 자사 역시 동일 차주 대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점에 비춰볼 때 자이언스 피고 역시 동일 법인·인물일 것이라는 관측이 뒤따른다.
2. 사기 수법은?
웨스턴 주장에 따르면 피해를 준 사기 수법은 담보권 허위 진술과 서류 조작 등으로 전해진다. 켄터그룹V가 담보로 제공한 모기지 대출 중 상당수는 실제로 1순위가 아니라 2순위와 3순위였는데 웨스턴에는 1순위라고 거짓말했다는 것이다.
작년 10월 웨스턴은 켄터그룹V에 채권이나 어음을 담보로 하는 신용한도를 개설했다. 당시 웨스턴이 내세운 개설 조건이 '켄터그룹이 담보로 제공하는 모든 모기지 대출은 반드시 1순위 담보권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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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피닉스에 있는 트라이컬러 대리점 [사진=블룸버그통신] |
켄터그룹V는 담보권 허위 진술을 은폐하려고 권언보험증권의 서류도 조작했다고 한다. 권언보험증권은 부동산에 설정된 담보권 순위와 상태를 보증하는 문서다. 모든 담보권이 순서대로 기재돼야 한다. 하지만 켄터그룹V는 선순위 담보권들을 문서에서 의도적으로 뺐다고 한다.
3. 예상 피해 규모는?
손실 금액 자체는 2개 은행의 체력을 흔들 정도는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자이언스는 대출잔액 6000만달러 중 5000만달러를 즉시 상각(3분기분 결산 반영)하겠다고 했다. 총자산 약 890억달러의 0.056%, 올해 2분기 순이익 2억4300만달러의 20.6% 수준이다.
자이언스는 관련 사건을 '개별적' 사안으로 본다고 밝혔다. 스티븐스의 테리 맥어보이 애널리스트는 "최근 파산한 사건들과는 무관하다"고 했다. 제니몽고메리스콧의 티모시 코피의 예금기관 리서치 부문장은 "오늘(간밤) 은행 부분의 위험은 특정 사안에 국한된 문제"라고 했다.
웨스턴은 손실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기존 담보로 손실 없이 회수 가능하다고 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웨스턴의 관련 대출잔액은 9860만달러로 전해진다. 총자산 867억달러 대비 0.11% 수준이고 2분기 순이익 2억3780만달러 대비로는 41%다.
▶②편에서 계속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