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안정화에 며칠 소요 예상"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베트남 주식시장의 시세가 5% 넘게 급락했다. 당국의 회사채 시장 규제 강화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20일 베트남 주가지수인 VN지수는 5.5% 하락해 올해 4월8일 이후 6개월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1636.43 마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정부 감사에서 대규모 회사채 발행 부정이 드러나면서 2022년 당시의 '회사채 시장 위기' 같은 신용 경색이 재발할 수 있다는 공포가 시장을 휩쓴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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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N지수 연초 이후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
급락의 방아쇠는 정부감사원의 전방위 감사 결과 발표였다. 베트남 정부감사원은 지난주 18일 5개 은행을 포함한 67개 채권 발행사에 대한 감사에서 광범위한 위법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조달 자금 불법 유용, 정보 공시 누락, 원리금 지급 지연, 무허가 조기 분양 등이 위반 사항으로 거론됐다.
관련 발표로 규제당국의 단속 수위가 높아지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 경로가 급격히 얼어붙을 것이라는 염려가 퍼졌다. 2022년 당시에도 베트남에서는 불법 채권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전개된 적이 있다. 당해 베트남 주식시장은 세계 최악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미 회사채 시장발 불안은 주식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던 터였다. 지난주 16일 부동산 개발업체 노바랜드 인베스트먼트그룹이 3억3500만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이자 지급을 불이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시세 불안을 부추긴 배경에는 최근 주가 급등세를 타고 레버리지를 확대했던 개인투자자들의 강세 청산도 자리한다. VP뱅크시큐리티스의 트란 호앙 손 전략가는 "시장이 안정화하기까지 며칠이 걸릴 수 있다"며 "[VN지수는] 1600선이 중요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