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에 KB·신한·하나·우리·NH 등 5대 은행 총출동
은행권, '마스가' 자금망 중심에..."한국 조선·금융 동반 진출 신호탄"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총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금 중 1500억달러가 투입되는 한·미 조선업 협력 사업 '마스가(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한국 금융권 주도로 추진된다.
그동안 조선업계의 '선수금 환급보증(RG·Refund Guarantee)'은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함께 발급해왔는데 이번 초대형 프로젝트에는 이들 금융기관이 총망라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날 경주 국제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마스가 프로젝트는 한국 기업 주도로 추진한다"며 "한국 기업의 투자는 물론 보증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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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삼호가 건조해 2024년 인도한 17만4000입방미터(㎥)급 LNG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현대] |
김 실장은 "신규 선박 건조 때 장기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선박금융을 포함하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외환시장 부담을 줄이고 우리 기업의 선박 수주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스가 사업에는 RG가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대출이나 투자가 병행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RG 중심 구조…"실제 현금 부담은 제한적"
RG는 선주가 조선사에 선박 대금 일부를 선수금으로 지급한 뒤, 조선사가 계약대로 선박을 인도하지 못할 경우 금융기관이 대신 환급을 보증하는 제도다. 직접 현금이 투입되는 구조가 아니라 보증 책임이 발생할 때만 자금이 움직인다.
따라서 이번 마스가 프로젝트의 자금 대부분이 RG 형태로 지원될 경우 실제 현금 투입 부담은 크지 않으면서도 조선 수주 확대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다.
통상 조선업 RG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주요 시중은행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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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CI. 2025.02.21 choipix16@newspim.com |
이번 프로젝트는 규모가 1500억달러로 국내 조선사 연간 RG 발급 규모(약 154억달러)의 10배에 달해, 정책금융과 민간금융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구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중형조선사 RG 재개 이후…정부도 보증비율 상향"
조선업이 다시 호황 국면에 진입하면서 정부는 최근 금융 지원을 확대해왔다. RG는 조선사가 선박을 수주할 때 선수금 환급 위험을 보증하는 핵심 장치로 RG 없이는 수주 계약 자체가 체결되지 않는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이 중형 조선사에 대한 RG 발급을 11년 만에 재개한 것도 이 같은 흐름의 일환이다. 조선업 불황기인 2013년 이후 부실 우려로 중형 조선사에 대한 RG 발급이 중단됐지만 정부의 보증 확대 정책으로 재가동됐다.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는 중형조선사에 대한 특례보증 비율을 기존 70%에서 95%까지 상향했다. 이는 시중은행이 선박 선수금의 100%를 RG로 발급하면 그 중 95%를 무보가 보증해 실제 은행이 부담하는 리스크를 5%로 줄여주는 구조다.
또한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 호조로 은행들이 설정한 RG 한도가 대부분 소진되면서, 최근에는 신규 RG 한도를 추가로 부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조선사들의 수주 확대에 맞춰 금융권이 RG 공급 여력을 확충하는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마스가 프로젝트를 한국 조선·금융의 '미국 동반 진출' 신호탄으로 본다. RG 중심 구조를 통해 외환 유출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수주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민간과 정책금융이 결합한 새로운 해외 진출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yuny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