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임 입증 안 된 136개 계좌 혐의서 제외"
시세 조종해 부당이득 취득한 혐의
[서울=뉴스핌] 박민경 인턴 기자 =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주범인 라덕연 호안투자자문 대표가 2심에서 대폭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이승한)는 25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라 대표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1465억 1000만 원, 추징금 1944억 원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8년과 벌금 1465억 1000만 원, 추징금 1815억 5831만 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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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주범인 라덕연 호안투자자문 대표가 2심에서 대폭 감형받았다. 사진은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는 모습.[사진=뉴스핌DB] |
라 대표는 2심 진행 과정에서 보석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으나, 이날 보석 결정이 취소돼 다시 법정 구속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시세조종 혐의 계좌 중 총 151개 '뒷주머니 계좌'와 관련해 "내부 자료와 증권사 자료가 다르고, 위임 여부를 증명할 객관적·충분한 자료가 없다"며 136개 계좌를 혐의 계좌에서 제외했다.
또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부분에서도 "2022년 1월 4일 이전 무등록 투자일임업은 중대 범죄가 아니다"라며 해당 기간 정산금 약 114억 원을 범죄 수익에서 제외했다. 추징금 중 중복 부분에 대해서도 "동일 범죄 수익의 중복 추징은 잘못"이라며 피고인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반면 재판부는 시세조종 고의성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라 대표가 "그 가격을 제가 좌지우지할 수 있다", "제가 가격 올립니다"라고 발언한 점과 텔레그램을 통한 종가 관리 지시, 유동주식비율이 낮은 종목 선정 방식 등을 근거로 시세조종 목적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양형과 관련해서는 "원심 유죄 부분 중 적지 않은 부분(시세조종의 경우 3분의 2 정도)이 무죄로 판단됐고, 피고인이 취득한 범죄 수익 대부분을 폭락 사태로 사실상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에게 전과가 없고 다수 투자자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라 대표 등은 2019년 5월부터 2023년 4월까지 금융 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투자자문회사를 운영하며 수천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뒤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라 대표 등이 매수·매도가를 정해 놓고 주식을 거래하는 방식으로 다올투자증권·세방·삼천리·선광·하림지주·다우데이타·대성홀딩스·서울가스 등 8개 상장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려 7377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인위적인 주가부양이 없었다면 폭락 사태가 발생할 여지가 없었고 범행 규모와 수법을 볼 때 조직적이고 지능적이며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대규모 시세조종 범행"이라며 라 대표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1465억 원, 추징금 1944억 원을 선고했다.
라 대표는 1심 선고 당시 법정 구속됐으나 지난 7월 보석 청구가 인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pmk145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