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시한 새로운 평화협정 초안에 사실상 동의했다고 미국 ABC뉴스가 25일(현지시간)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잠재적 평화협정의 조건에 합의했으며, 일부 세부 조율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측이 평화안에 동의했다"며 "정리할 작은 요소들이 남아 있지만 합의는 사실상 이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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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25년 11월 7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주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우크라이나 회담에 이어, 2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비공개로 접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ABC뉴스에 따르면 미국 대표단은 댄 드리스콜 미 육군장관이 이끌었으며, 그는 제네바 회담을 마친 직후 곧바로 아부다비로 이동해 러시아 대표단과 수정된 평화안 내용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 모두 아부다비 회담 자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관련 보도를 "정보 광풍"이라고 표현하며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다. 제네바 회담에는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특별전권대사 스티브 위트코프, 그리고 드리스콜 장관이 미국 대표로 나섰다.
ABC뉴스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시한 초기 28개 항의 평화안이 19개 항으로 축소됐다고 전했다. 축소 과정에서 전쟁 중 행위에 대한 사면 조항과 우크라이나 군 규모 제한 조항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수정된 평화안에 대해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러시아 측은 "미국으로부터 수정 사항에 대한 설명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해 조율이 여전히 필요한 상황임을 드러냈다.
드리스콜 장관이 평화협상 전면에 나선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약 2주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이 평화 프로세스 재개 방안을 논의하면서 드리스콜 장관이 핵심 역할을 맡게 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군 부처 장관이 외교적 중재를 직접 맡는 경우는 드물지만, 미국 정부는 군 출신 고위 인사가 협상에 나서는 것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을 상대로 물밑 접촉을 병행하며 평화협상 재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실제 합의가 성사될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