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26일 2026년 정기 임원 인사 단행
식품군 대대적 변화…웰푸드·GRS 대표 교체
[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 롯데그룹이 식품군HQ 해체와 함께 주요 식품 계열사 수장을 교체했다. 롯데웰푸드는 서정호 혁신추진단장을, 롯데GRS는 이원택 경영전략부문장을 각각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롯데 식품군의 대대적인 변화는 내수 부진과 원가 부담이 겹치며 올해 성장 속도가 둔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
| (왼쪽부터)서정호 롯데웰푸드 대표이사 내정자, 이원택 롯데GRS 대표이사 내정자.[사진=롯데지주] |
2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지주 포함한 36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롯데그룹 임원 인사는 지난해에 이어 고강도 인적 쇄신에 방점을 둔 큰 폭의 인사가 이뤄졌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부회장단의 완전한 퇴진이다. 특히 이영구 식품군 총괄부회장이 용퇴했다.
롯데그룹 측은 "젊고 새로운 리더 중심으로 혁신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부회장단 용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식품군,웰푸드·GRS 대표 교체… 올해 내수 부진·원가 부담으로 성장 속도 둔화
롯데웰푸드 대표에는 서정호 혁신추진단장(부사장)이 내정됐다. 서 부사장은 올해 7월 롯데웰푸드 혁신추진단장으로 부임해 경영 진단과 함께 롯데웰푸드의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끌어 왔다.
서 대표는 GM 엔지니어 출신으로 삼성코닝정밀소재와 두산에서 전략기획·신사업·M&A를 총괄한 전략형 경영자다. 두산솔루스 최고운영책임자(COO)와 한국앤컴퍼니 부사장을 거치며 운영 효율화와 신성장 과제 발굴을 이끌어온 경험도 갖췄다.
롯데웰푸드는 내수 부진과 원재료 가격 인상 등 대내외적 환경 악화로 실적 압박이 커지며 사업 구조 개선과 성장 전략 재정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판관비 부담과 공장 가동률 하락까지 겹치며 영업 지표가 큰 폭으로 후퇴한 상황이다. 기존 포트폴리오의 성장 한계가 구조적으로 드러났다.
롯데웰푸드는 내수 침체 등의 여파로 주요 제품군에서 수익성 악화돼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3조1962억원이며 영업이익은 1200억원으로 32.1% 감소했다.
이에 올해 하반기에는 혁신추진단 출범과 제품 축소, 생산 효율화, 비용 절감 등 강도 높은 재정비 작업을 진행했다.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시행한 과정에서 조직 안정성이 크게 흔들렸고, 체질 개선 작업도 뚜렷한 성과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결국 대표 교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서 대표는 롯데웰푸드에서 사업 구조 재편, 원가 효율화, 신사업 발굴과 수익성 개선 등 실적 반등을 위한 전방위 경영 효율화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웰푸드는 그동안 스낵·간식·프리미엄 제품군 중심으로 매출 확대에 집중해왔다.
롯데웰푸드는 수익성 부진 및 해외 시장 공략, 제품 다변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프랜차이즈 버거·베이커리·식자재 B2B 등 성장성이 높은 영역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등을 운영하는 롯데GRS 대표이사에 이원택 전무가 내정됐다. 이 대표는 2002년 롯데GRS 햄버거 점포, 마케팅팀에 입사해 마케팅팀장, 글로벌전략팀(베트남), 베트남 법인, 마케팅부문장 등을 거쳐 현재 경영전략부문장을 맡고 있다.
롯데GRS는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GRS는 상반기 매출 5363억원, 영업이익 36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11.0%, 영업이익은 59.7% 늘어난 수치다.
이 신임 대표는 글로벌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업계는 내수 시장 불황이 이어지면서 국내 실적이 저조한 흐름을 이어가자 해외 진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베트남·미얀마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지난 8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1호점을 오픈하며 햄버거의 본고장인 북미 지역에도 진출했다. 향후 미국 시장에서 롯데리아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새로운 국가 진출을 적극적으로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칠성음료, 박윤기 대표 유임…기존 경영 체제 유지할 듯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는 이번 인사에서 자리를 지키며 유임됐다. 롯데칠성은 큰 변화 없이 기존 경영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칠성은 누계 매출이 3조768억원으로 전년 동 기간(3조1012억원) 대비 0.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1757억원에서 2.0% 증가한 1792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은 수년간 이어진 내수 정체, 부진한 주류 사업, 고착화된 국내 중심 사업 구조가 기존 사업모델의 한계점 보이고 있다. 국내 음료 시장 자체가 성숙기를 지나 저성장 기조로 접어들면서 성장 전략이 부재한 상태다.
여기에 원부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증가, 환율 영향이 내수 중심 기업인 롯데칠성의 실적을 압박하고 있다. 핵심 사업부의 경쟁력 회복, 해외 시장 공략 강화, 내수 중심 사업 구조 전환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는 상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철저한 성과주의와 능력 기반의 핵심 인재를 중용하는 인사를 단행했다"라며 "앞으로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수익성 개선 및 미래 사업 발굴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yuniy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