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이어 비핵심 자회사 청산·해외 법인 매각·희망퇴직 병행
조직·자산 효율화 위한 선택과 집중..."체질 개선 계속될 것"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지난해 말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였던 롯데그룹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해외 법인을 매각하는 것은 물론, 인력 구조조정까지 단행하며 비용 효율화와 재무 안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룹 차원의 '선택과 집중' 전략 일환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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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화학·유통 전방위 구조조정…비효율 자산 정리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도 롯롯데웰푸드·롯데케미칼·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가 연달아 법인 청산과 자산 매각을 추진하며 사업 구조 재편에 박차를 가했다.
식품 계열사 롯데웰푸드는 지난 3분기 중 자회사 '푸드위드'를 설립 5년 만에 청산했다. 푸드위드는 2020년 롯데푸드가 충북 청주공장 내에 세운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어육소시지 등 제품의 포장 공정을 맡아왔다. 이후 지난 2023년 롯데푸드가 롯데제과와 합병하면서 설립된 통합법인 롯데웰푸드의 자회사가 됐다. 그러다 지난 5월 롯데웰푸드가 김천공장과 청주공장을 통합하면서, 청주공장 내 위치해 있던 푸드위드도 청산 절차를 밟게 됐다. 비용 절감을 위한 조치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김천공장과 청주공장을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청주공장에 있던 푸드위드를 청산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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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계열사인 롯데케미칼도 법인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파키스탄 자회사 '롯데케미칼 파키스탄(LCPL)' 지분 75.01% 매각을 완료했다. 총 매각대금은 980억원이며 이로써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6월 수취 완료한 3개년 배당금 296억원을 포함해 총 1276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LCPL은 폴리에스터 섬유, 산업용 원사, PET병 등에 활용되는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을 연간 50만톤(t) 규모로 생산하는 회사다. 비핵심 자산을 매각함으로써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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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롯데쇼핑 제공] |
롯데쇼핑은 지난 3분기 말 기준 중국 청두 현지법인을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했다. 이는 사드(THAAD) 사태 이후 단계적으로 이어온 중국 철수 방침에 따른 법인 매각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국제회계기준(IFRS)상 매각예정자산 분류는 보통 1년 내 매각 절차가 완료될 때 적용되는 만큼 이르면 내년 중 법인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미노 희망퇴직 단행…연쇄적 인력 슬림화
인력 구조조정도 그룹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식음료 계열사인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를 비롯해, 롯데멤버스, 코리아세븐 등 주요 계열사는 올해 연이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인력 감축을 진행했다.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해 눈길을 끌었다. 내수 소비 부진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인력 감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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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타워 전경. [사진=롯데] |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의 이러한 전방위적인 구조조정 움직임을 단순히 실적 방어 수준이 아닌, 조직과 인력을 슬림화하는 강도 높은 자구책을 통해 체질을 근본적으로 재정비하려는 조치로 보고 있다.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경쟁력을 갖춘 사업과 조직에 자원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대규모 신규 투자보다 기존 포트폴리오의 수익성 검증과 조직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계열사별 비효율 자산 정리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nr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