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합병 간담회
네이버 인프라 발판으로 블록체인금융 도전
합병으로 거래소 '원툴' 한계 극복
이해진 후계자로 주목, 가상자산 결제 시스템 기대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네이버 자회사 편입을 발판으로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이 결합된 차세대 금융시스템 구축에 착수한다. 거래소(업비트) '원툴'이라는 기존 사업 구조의 한계를 네이버가 보유한 다양한 ICT 인프라를 활용해 극복하겠다는 각오다.
이에 주주총회와 정부심사 등 최종 합병까지 남은 과제들이 모두 해소된 이후 가상자산을 활용한 다양한 송금, 결제, 제작, 투자 등의 사업 모델이 합병법인에서 대거 출시된 것으로 기대된다. 송 회장이 차기 네이버 리더로도 각광받고 있다는 점에서 성과 여부에 따라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의 후계자로도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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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1784에서 열린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
네이버(대표 최수연), 네이버파이낸셜(대표 박상진), 두나무(대표 오경석)는 27일 네이버 사옥 '1784'에서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에 따른 향후 글로벌 진출 비전 등을 설명하는 공동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을 비롯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 오경석 두나무 대표,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박상진 대표 등 3사 최고 경영진이 모두 참석했다.
전일(26일) 3사 이사회에서 결의된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에 따라 두나무는 네이버의 100% 자회사로 '팀네이버'에 합류한다.
양사의 주식교환비율은 1:2.54이며 합병법인의 지분율은 1대 주주 송치형 두나무 회장(19.5%), 2대 주주 네이버(17%), 3대 주주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10%) 등으로 재편된다.
단 두나무 경영진이 의결권을 네이버에 위임함에 따라 네이버가 총 46.5%의 의결권을 확보해 합병법인의 경영권이 기존대로 유지한다.
두나무의 네이버 자회사 편입은 이 의장의 제안에 송 회장이 오랜 고민 끝에 전격적으로 수용하며 이뤄졌다. 두 사람은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선후배 사이지만 학번 차이가 커(이해진 86, 송치형 98) 본격적인 인연을 맺은 건 사업상 교류를 시작한 약 2년전부터로 알려졌다.
송 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합병법인의 최대주주지만, 의결권을 모두 넘기며 실질적인 경영에서는 한발 물러선다.
대신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금융시스템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으며 네이버 경영에는 깊게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장은 자신의 후계자로도 평가받는 송 회장에 대해 "네이버에 필요한 차세대 리더십"이라며 "기업 성장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송 회장은 "미국에서 일하는 멕시코와 남미 출신 노동자들은 이미 자신들이 번 돈의 10% 이상을 가상자산으로 송금하고 있다. 기존 금융시스템은 수수료도 높고 계좌 개설도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가상자산은 송금을 넘어 결제와 투자까지 확장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에서 한발 앞서 있고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인 블랙록은 이미 다양한 가상자산 관련 상품으로 큰 수익을 거두고 있다. 반면 두나무는 한때 코인베이스나 써클 보다 규모가 컸지만 지금은 역전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경쟁자들이 가상자산을 활용한 각종 사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는 게 두나무가 네이버와 협력하게 된 이유라는 설명이다.
송 회장은 네이버 자회사 편입을 발판으로 블록체인과 AI를 결합한 차세데 금융시스템 구축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직 주주총회 및 정부심사 등 과제가 산적해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해외 사례처럼 가상자산(코인)을 활용한 송금 및 결제, 콘텐츠 제작 등 광범위한 사업 확장을 준비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법인이 블록체인 금융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경우, 송 회장의 영향력은 네이버에서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장이 "네이버 경영은 지분이 아닌 능력으로 하는 것"이라고 밝힌만큼 성과 여부에 따라 차기 네이버 경영진에도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송 회장은 "AI와 블록체인이 결합한 차세대 금융 인프라를 설계하고 지급결제를 넘어 금융 전반, 나아가 생활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글로벌 플랫폼 질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peterbreak2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