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표준점수 150점 근접…의치한약 '합격 키'로 급부상
수학 표점 139점 비슷하지만…2·3등급 9만7429명 밀집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2026학년도 정시모집 원서 접수가 오는 29일 시작되는 가운데, 어려웠던 국어와 영어가 당락을 좌우한다면 수학의 경우 2·3등급 인원이 지난해보다 7000명 이상 늘어나면서 서울권 주요 대학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따르면 올해 정시 모집에서 4년제 대학들이 선발하는 모집 인원은 전체 모집인원의 20.1%인 6만 9331명이다.

전년 대비 122명 줄어든 수치지만 수시 모집이 모두 끝나고 미충원 인원이 정시 모집으로 이월되기에 실제 모집 인원은 이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절대평가인 수능 영어영역이 어렵게 출제됐기 때문에 나타난 변수들도 핵심이다.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학생이 늘어났을 가능성도 높다.
올해 수능은 전반적인 체감 난도가 작년보다 크게 올라 과목별 유·불리 분석이 더 중요해졌다. 특히 어려웠던 국어와 영어는 이번 정시모집에서 합격의 당락을 좌우할 과목으로 꼽힌다. 영어의 경우 1등급 비율이 지난해 6.22%에서 올해 3.11%로 줄어 사실상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회·과학탐구 영역도 선택 과목에 따른 난도 차가 커 과목별 점수 구조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2026학년도 입시에서 영어는 절대평가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상대평가 시절보다 더 무서운 킬러 과목'이 됐다"며 "영어 성적표가 수시에서는 최저 통과를, 정시에서는 대학 간판을 바꿀 것"이라고 진단했다.
상대평가인 국어 역시 표준점수가 150점에 육박하는 만큼 의과대학 등 의치한약 합격의 열쇠는 국어라는 것이 입시업계 중론이다.
이 소장은 "국어 만점자가 전국에 단 261명뿐이고 표준점수 140점 이상 고득점자 구간이 길게 형성돼 있어 국어를 잘 본 학생이 메디컬 및 최상위권 대학 지원 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수학에서 1~2문제를 실수했더라도 국어 표준점수 140점대라면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는다. 특히 표준점수를 그대로 반영하는 대학에서 국어의 위력은 절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수능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으로 2025학년도(140점)와 비슷하게 형성됐다. 그러나 등급대별 인원을 보면 '인서울'을 노리는 수험생들이 밀집한 2·3등급 인원이 지난해(8만 9858명)보다 7000명 이상 늘어난 9만 7429명으로 집계되면서 서울권 대학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학 2·3등급이 늘었다는 건 서울권 대학에 갈 만한 학생들이 동점 구간대에 밀집돼 있다는 의미"라며 "평소에 받지 못했던 수학 2등급을 받았더라도 지난해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수능의 최대 변수로 꼽힌 '사탐런' 현상 역시 정시모집에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탐런은 자연계 수험생들이 과학탐구(과탐) 대신 비교적 공부하기 수월하다고 알려진 사회탐구(사탐) 과목으로 몰리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로 올해 수능에서 사탐·과탐 응시자 47만 3911명 가운데 1과목 이상 사회탐구를 선택한 비율은 약 77.1%였고, 사탐만 응시한 수험생 비율도 60.0%에 이른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탐구 과목 선택이 단순한 시험 전략을 넘어, 지원 가능한 계열과 대학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정시 지원에서는 계열 구분보다 탐구 허용 구조와 대학별 반영 방식을 함께 고려하는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