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이정후는 지난 9월 27일 홈에서 열린 콜로라도전에서 시즌 11번째 3안타 맹타를 날렸다. 하지만 수비에서 황당한 실책을 범해 웃지 못했다. 8회말 수비 1사 1루에서 헌터 굿맨의 뜬공 타구를 잘 처리한 뒤 이 공을 관중석으로 던졌다. 2아웃인데 3아웃 이닝 교대로 착각한 것. 이정후는 곧바로 상황을 알아채고 멍한 상태로 얼어붙었다. 결국 1루 주자는 안전 진루권을 얻어 3루까지 갔다. 다행히 추가 실점은 없었다. 이 실수가 2025시즌 메이저리그를 돌아보는 '황당한 풍경'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4일(한국시간) '블루퍼 존(The Blooper Zone)'이라는 이름으로 2025시즌 가장 황당했던 장면 13가지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 이정후가 아웃카운트를 착각해 공을 관중석으로 던진 게 9위에 올랐다.

MLB닷컴은 이 장면을 소개하며 일상의 실수에 빗댔다. "차 문을 닫고 나서야 열쇠를 안에 두고 내렸다는 걸 깨닫는 순간, 회사에 도착해 가방을 열었는데 노트북을 집에 두고 왔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을 떠올려 보라. 만약 그 실수를 3만 명이 지켜보고 있다면 어떻겠는가"라며 "이정후도 비슷한 기분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이정후의 시즌 전체를 함께 짚었다. "2025시즌 이정후는 개인 응원단이 생길 만큼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하이라이트로 가득한 한 해였지만, 이 장면만큼은 예외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주변 선수들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서야 아웃카운트를 잘못 세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라며 "그의 표정은 마치 원래 알고 있었다는 듯했다"고 묘사했다.
'블루퍼 존'의 불명예스러운 1위는 뉴욕 메츠의 로니 마우리시오가 양키스전에서 범한 주루 실수였다. 팀이 4-5로 끌려가던 6회 말 2아웃. 3루수 앞 땅볼에 1루 주자 마우리시오가 2루로 내달렸다. 이때 유격수의 송구가 2루수에게 부정확하게 흘러가면서 마우리시오가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2루수 DJ 르메이유가 점프를 해 간신히 송구를 잡아냈고 마우리시오가 더 빨리 도달했다. 그런데 마우리시오가 갑자기 3루로 내달렸다. 송구가 뒤로 빠졌다고 착각했다. 공이 빠졌다고 생각한 쪽을 바라보며 3루로 내달리다 이미 공을 잡고 있는 르메이유의 글러브와 충돌, 스스로 태그 아웃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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