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의 경제'로 공사비 절감 전략
하이엔드 브랜드 유치 '청신호'
신탁사 "소유주 차원 논의 있으나 확정 단계는 아냐"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서울 여의도 재건축 시장에서 인접 단지들이 공동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통합 시공' 방식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표 사례는 여의도 아파트 지구 내에서 이른바 '이란성 쌍둥이'로 불리는 은하아파트와 삼익아파트다.
최근 공사비 급등으로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커지자, 두 단지는 시공사 공동 선정을 통해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공사비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지별로 개별 사업을 추진할 경우 비용 부담이 불가피한 만큼, 통합 발주를 통해 원가 절감과 사업 안정성을 동시에 도모하겠다는 계산이다.
◆ 단지 규모·평형·속도 '판박이'…'규모의 경제'로 공사비 절감 전략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삼익아파트는 올해 초 설계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재 설계 공모에는 나우동인과 하우드엔지니어링이 참여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목할 점은 삼익아파트가 이웃 단지인 은하아파트와의 '통합 시공'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두 단지는 행정구역상 인접해 있을 뿐만 아니라 단지 규모와 구성, 현재 재건축 추진 속도까지 유사해 통합 시공 시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은하아파트와 삼익아파트는 여의도 재건축 단지 중에서도 독특한 위상을 차지한다. 두 단지 모두 4개 동, 360가구 규모로 이뤄져 있으며, 전 가구가 전용 121㎡ 단일 평형으로 구성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입지 조건과 단지 스펙이 사실상 동일하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시공사를 선정해 브랜드를 달리하는 것보다, 하나의 건설사가 통합 시공을 맡아 대단지 브랜드 타운을 형성하는 것이 자산 가치 상승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두 단지에 대한 시공을 동시에 맡을 경우 중대형 단지 시공에 맞먹게 된다"며 "단순히 가구 수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 시설 공유, 조경 특화 등 상품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어 하이엔드 브랜드 유치에도 훨씬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 기조로 인해 재건축 현장마다 공사비 갈등이 빚어지는 상황에서 통합 시공은 시공사와의 협상력을 높이는 카드가 될 수 있다. 시공사 입장에서도 두 개의 현장을 한 번에 수주함으로써 자재 운송, 인력 운용 등에서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입찰 참여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 하이엔드 브랜드 유치 청신호지만, 신탁사 "확정 단계는 아냐"

삼익아파트 측은 설계사가 선정되는 대로 세부적인 건축 계획을 수립하고 시공사 선정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은하아파트와의 통합 시공 논의도 구체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은하아파트 역시 삼익아파트와 보조를 맞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 단지는 이미 통합 시공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단지의 사업 시행 주체가 별도로 존재하는 만큼 시공사 선정 시기 조율, 공사비 배분, 마감재 수준 통일 등 실무적인 협의 과정은 남아있다.
두 단지의 이번 움직임은 조합을 하나로 합치는 '통합 재건축'이 아닌 '통합 시공'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통합 재건축은 이해관계 조정이 복잡해 사업 지연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통합 시공은 각 단지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시공 계약만 하나의 건설사와 체결하는 방식이라 상대적으로 사업 속도를 저해하지 않으면서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통합 시공 시 규모의 경제 덕에 건축비를 절약할 수 있다"며 "각자 시공보다 단일 주체로 시공을 할 때 더욱 이점을 지니는 만큼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여의도 내 소규모 단지들이 개별적으로 발주할 경우 공사비 단가 상승 압력이 높다"며 "입지와 규모가 비슷한 은하와 삼익이 통합 발주를 진행한다면 메이저 건설사들의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신탁사 차원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사업 방향이 정해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은하아파트의 신탁을 맡은 하나자산신탁 관계자는 "올해 2분기를 목표로 정비계획 변경 업무를 진행 중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정비계획 변경이 완료되고 용적률이 확정되어야 시공사 선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관계자는 통합 시공에 대해 "과거 조합 방식 추진 당시 나왔던 이야기로, 신탁 방식(하나자산신탁)으로 전환된 현재는 유효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doso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