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숙원' 배임죄 폐지 논의는 지지부진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국회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상법을 개정한데 이어, 3차 상법 개정안 논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안 마저 국회를 통과할 경우 경영권 위협 등 기업 현장에서 혼란이 예상된다.
반면 국회가 상법과 함께 기업 경영의 사법 리스크 완화 차원에서 추진키로 한 배임죄 폐지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재계는 상법과 특경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는 폐지하고, 형법상 배임죄는 폐지하거나 완화해 기업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적극적 투자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9일 재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21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3차 상법 개정안을 심사할 계획이다. 여당은 오는 3월 주주총회 시즌 이전에 개정안을 통과시켜 제도 도입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3차 상법 개정안의 핵심은 기업이 취득한 자기주식(자사주)을 일정 기간 안에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대목이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대표 발의한 개정안에는 '자기주식의 소각의무' 조항을 신설해 원칙적으로 자사주는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 소각하도록 했고, 이미 보유 중인 자사주는 1년 6개월 이내에 소각하도록 했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1·2차 상법 개정안은 오는 7월과 9월에 각각 시행된다. 1차 상법 개정안은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고,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 주주와 특수 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2차 개정안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 대해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기존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재계는 잇단 상법 개정으로 계열사 간 거래나 자회사 설립, 사업부 분할 등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18일 한 방송에 출연해 기업들이 성장에 집중하기 어려운 가장 큰 원인으로 성장할수록 불리해지는 제도 환경을 꼽았다.
최 회장은 "기업이 성장하면 혜택이 늘어나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규제와 의무가 급격히 증가한다"며,"이른바'계단식 규제'가 기업의 성장 의지를 꺾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자사주 의무 소각 법안이 통과되면 자기주식을 활용한 경영권 방어가 불가능해져 이사회 기능과 역할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어 추가 입법을 통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시행될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으로 노사 관계를 비롯한 산업 현장에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ta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