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장악을 둘러싼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덴마크가 그린란드에 추가 병력을 투입하며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할 경우 관세를 "100% 실행하겠다"고 밝히며, 무력 사용 가능성도 명확히 부인하지 않았다.
덴마크 국방 당국은 20일(현지시간) 병력과 군사 장비를 실은 항공기를 그린란드에 추가로 파견했다고 밝혔다. 자치령 수도 누크와 칸게를루수악에 병력이 도착했으며, 이미 주둔 중인 200여 명에 더해 상당한 규모의 병력과 육군 최고위 지휘관이 현지에 배치됐다.

이번 조치는 덴마크 군이 주도한 다국적 군사 훈련 직후 이뤄졌다. 이 훈련에는 독일·프랑스·영국 등 8개국이 참여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문제 삼아 해당 국가들에 대해 다음 달부터 추가로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미·유럽 간 무역 갈등이 재점화되며 대서양 동맹이 수십 년 만에 최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럽연합(EU) 내부에서는 보복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미국이 관세를 실제로 집행할 경우, EU는 약 930억 유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응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과 프랑스는 "명확한 유럽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사태가 통제 불능으로 번지는 것은 경계하는 분위기다. 독일 재무장관 라르스 클링바일은 "우리는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EU 집행위원회는 가장 강력한 대응 수단으로 꼽히는 '반강압 수단' 발동은 일단 보류했다. 이번 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을 계기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EU는 해당 조치를 통해 미국 기술기업의 유럽 시장 접근을 제한할 수 있다.
군사적 긴장도 이어지고 있다. 나토는 그린란드를 포함한 북극 지역이 집단 안보에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으며, 덴마크는 북극 방위에서의 역할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린란드를 무력으로 확보할 가능성에 대해 "노 코멘트"라며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거세지자 금융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미국 자산을 줄이고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글로벌 채권이 동반 약세를 보인 가운데, 일본과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는 상승했고 달러 가치는 약세를 보였다.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과 외교가에서는 "그린란드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가 통상 문제를 넘어 안보·금융시장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며 "미·유럽 관계의 구조적 균열로 이어질지 여부가 향후 최대 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