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물동량 증가와 해양사고 감소로 '안전+성장' 기조 확인
'국민안전' 최우선 해양·항만 관리와 현장 중심 해양수산 혁신행정도 병행
[동해=뉴스핌] 이형섭 기자 = 동해지방해양수산청이 2026년 예산을 2500억700만 원으로 끌어올리며 전년 1220억8400만 원 대비 1279억9300만 원·104.8% 증액했다.
이는 동해신항과 연안정비, 일반항, 항만시설 유지보수, 관공선 건조 등 SOC에 예산을 집중하면서 동해신항을 환동해·북방 물류 허브로 키우기 위한 '실탄 장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별로는 동해신항에만 1390억 원을 투입해 전년보다 1008억900만 원·248% 증액했고 연안정비 337억 원(79% 증가), 일반항 83억 원(1175% 증가), 항만시설 유지보수비 68억 원(40% 증가), 관공선 건조 25억 원(340% 증가) 등이 크게 늘었다. 교통시설특별회계도 489억5200만 원에서 1578억2100만 원으로 222.4% 증가해 동해신항과 연안 SOC를 뒷받침한다.
동해권 항만 물동량은 2025년 2812만t으로 전년(2700만t) 대비 4.2% 증가했고 여객은 20만4000명으로 1만7000명(8.9%) 늘었다. 같은 기간 해양사고는 196건에서 155건으로 41건(21%) 줄었고 어선사고도 154건에서 104건으로 50건(32%) 감소해 '안전+성장' 기조가 통계로 확인됐다는 평가다.
◆심해 복합항만 동해신항…방파제·7선석·철도까지 '인프라 승부'
동해신항 개발사업은 2013년부터 2030년까지 17년간 총사업비 1조8982억 원을 투입해 방파제·방파호안·7선석 부두·진입·연결도로·인입철도를 갖춘 심해 복합항만으로 조성하는 국가기간 프로젝트다. 2026년에는 1260억 원을 집행해 기타광석 7만t급·잡화 5만t급 부두 매립을 연말까지 마무리하고 10만t급 석탄부두는 상반기 착공을 예고했다.
주요 시설은 1.85km 방파제(2016년 5월~2020년 8월), 2.3km 방파호안과 해안보호대책시설(2017년 6월~2025년 11월), 재정·민자를 합한 7선석 부두, 3.56km 진입·연결도로, 3.58km 인입철도 등으로 구성된다.
0.76km 진입도로는 2025년 7월 착수해 36개월 공사로 추진되고 2.8km 연결도로는 2028년 이후 실시설계·토지보상·착공을 거쳐 완공되며 동해신항선 인입철도는 2026년 예비타당성 조사 이후 2029~2033년 본 공사를 진행하는 일정이 제시됐다.
동해해수청은 상부시설 공정에 맞춰 동해신항 부두 운영사(TOC)를 도입해 민간 효율성을 끌어들이고 장기적으로 북극항로·북방 루트, 환동해 광물·에너지 물량까지 수용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이철규 공약 '정부선박 수리창 부두'…동해신항 배후산업 키워드로 부상
동해신항 청사진에는 총선 과정에서 제시된 이철규 의원의 '수리창 부두' 공약도 중요한 축으로 거론된다. 이 의원은 약 2,938억 원을 들여 동해신항 부지 14만7500㎡에 부두 길이 590m 규모, 정부선박 약 164척을 수리할 수 있는 '동해권역 스마트정비지원센터'(선박 수리창) 건설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현재 해경·해군·지자체 선박 상당수가 300km 넘게 떨어진 부산·진해까지 가서 수리를 받는 현실을 감안하면 동해신항 내 수리창 부두는 강원 동해안 선박 유지·보수의 거점이자 동해신항 배후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정비창이 들어설 경우 약 2315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9000여 명의 고용유발, 연간 5200여 명 인구 유입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이 사업은 해경·정부선박 정비 기능을 기반으로 향후 민간 수리조선·해양장비 산업까지 확장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어, 동해신항이 단순 환적항을 넘어 '정비·R&D·교육'이 결합된 수리·서비스 허브로 진화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후 동해항 보강·국제여객터미널·안티드론…'버틸 체력'과 보안 동시 강화
동해신항이 장기 프로젝트라면 기존 동해항은 '가교 인프라'로 정밀 수술에 들어간다. 동해항 남부두 13번 선석 개축 사업에는 44억3000만 원이 투입되며 2026년 1월부터 2029년 5월까지 길이 320m 선석을 전면 보강해 구조적 위험을 해소하고 동해신항 개장 전까지 처리능력을 유지한다.
방진벽 509m 추가 설치,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이행, 장기계류선박 3척 정리, 항만순찰선 대체 건조(1척, 48억 원, 2026년 설계) 등 항만환경·질서 개선책도 추진된다. 항만 내 무허가 드론을 탐지·무력화하는 안티드론 시스템은 2026년 설계(1억4000만 원), 2027년 구축(22억5000만 원)으로 계획돼 북극·북방 항로 시대에 높아지는 항공·보안 리스크에 대응한다.
국제여객터미널은 동해항 내 노후·협소한 시설을 묵호항 3번 선석으로 옮겨 연면적 7134.57㎡(지상 3층) 규모, 총사업비 323억 원, 24개월 공기로 신축한다. 2025년 12월 설계를 마쳤고 2026년 상반기 조달청 설계검토·총사업비 협의 후 하반기 발주에 들어가 울릉·블라디보스토크 등 국제·연안 여객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동해권 여객 플랫폼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포항 영일만항 vs 동해신항…'투 포트 전략' 속 북방경제 전진기지 구상
포항 영일만항이 철강·에너지 벌크와 기존 컨테이너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북극항로 특화·브랜딩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동해신항은 10만t급 석탄부두, 7만t급 기타광석·5만t급 잡화부두, 인입철도·연결도로와 더불어 수리창 부두까지 얹어 '인프라+정비산업' 승부에 나서는 그림이다.
업계에선 영일만항을 메인 관문, 동해신항을 북극항로·TSR·TCR 등 북방 루트 화물을 재분산하는 보완 허브이자 수리·정비·서비스 거점으로 기능 분담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포항이 제도·브랜딩에서 먼저 치고 나간다면 동해는 국가 재정이 뒷받침하는 장기 인프라 투자와 환동해·울릉·극동 루트를 묶는 복합 허브 전략으로 맞설 수 있다. 글로벌 해운경기, 러시아 제재, 북극항로 상용화 속도 등 불확실성이 큰 만큼 두 항만을 과잉 경쟁이 아닌 역할 분담형 거점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강원연구원과 지역 포럼 등은 동해·묵호항, 북평국가산단, 동해선 철도, 향후 동해북부선 연결 가능성 등을 묶어 중국 동북3성, 러시아 극동, 일본 서해안으로 이어지는 복합 물류·관광 플랫폼 구상을 제안해 왔다.
여기에 동해신항 심해부두, 정부선박 수리창, 극지 연구·북극항로 지원 기능이 더해지면 동해시는 북극·북방경제 시대 해륙 복합 교두보로 도약할 수 있다는 청사진이 한층 구체성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동해해수청의 2026년 계획은 이런 중장기 구상을 뒷받침하는 인프라 버전이라는 평가도 가능하다. 또 동해시를 북극항로·북방경제 시대의 실질적 전진기지로 끌어올리기 위한 첫 '실탄 장전' 단계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선원교육·어업경영체·관광·안전문화…현장 체감형 행정 강화
동해해수청은 '국민안전' 최우선 해양·항만 관리와 현장 중심 해양수산 혁신행정도 병행한다. 지난해 63만 명이 찾은 묵호·속초등대의 노후 시설물을 정비하고 연안 및 국제여객터미널과 운항 선박에 대한 정기·특별 점검을 강화해 다중이용시설 안전관리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중대재해 위험이 높은 21개 공사현장과 항만 하역장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2인 이하 소형어선 구명조끼 착용 의무화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해 홍보와 지도를 이어가 어선원 재해 예방에 나선다. 항만공사업체·하역업체·여객선사·수협 등이 참여하는 해양수산안전 전진대회(2026년 상반기)와 선박화재 대응 관계기관 합동훈련, 해수욕장 등 다중이 모이는 장소에서 다양한 안전 캠페인도 추진한다.
선원법에 따른 선원 안전교육은 강원특별자치도, 한국해양연수원, 강원도립대학교와 협업해 강원도 내 교육 과정 개설을 추진한다. 현재 관내에는 선원 교육기관이 없어 연간 130여 명이 부산까지 이동해 교육을 받는 실정으로 한국해양연수원 분원 설치나 출장교육이 가능해지면 교육 여건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어업경영체 등록 절차도 개선해, 지금까지 동해해수청에서만 가능했던 등록과 증명서 발급을 앞으로는 각 경영체 관할 읍·면·동까지 확대한다. 이 밖에 '일출이 멋진 등대' 스탬프 투어, 청소년 대상 해양안전 고취 및 해양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역 관광 활성화와 해양 안전문화 확산을 함께 추진한다.
김채균 동해지방해양수산청장은 "2026년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미래를 대비하는 투자와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지역과 상생하고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해양행정을 적극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onemoregiv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