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란이 반정부 시위 사태로 혼란을 겪는 가운데 이란 개혁파 내부에서 최고지도자인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에게 퇴진을 촉구하는 논의가 비공개로 이뤄졌다고 유럽 정치전문 매체 유락티브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정체제의 '최종 권력' 교체를 공개적으로 거론해온 적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개혁 진영이 사실상 레드라인(넘지 말아야 할 한계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개혁 성향 정당·단체 연합체인 '개혁전선' 지도부는 지난 11일 긴급회의를 열고 하메네이의 권한 이양과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 발표를 논의했다.
회의는 저명한 개혁 인사이자 이슬람이란인민정당연합(UIIPP) 대표인 아자르 만수리가 주재했다.
회의에서는 최근 시위 진압 과정에서 수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추산을 두고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논의 끝에 하메네이에게 권력 이양과 사임을 요구하고, 그가 주도해 과도 통치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개 성명을 내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내부 논의에 정통한 인사들에 따르면, 만수리는 하메네이가 '임시 과도위원회'로 권한을 이전하고 고위직 인사들의 동반 사퇴를 촉구하도록 설득하는 역할을 맡았다.
개혁 진영은 한때 반정부 집회 개최 방안도 검토했지만 이 계획은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 당국이 성명 초안을 사전에 인지하고 개혁파 지도부에 강력한 위협을 가하면서 발표가 무산됐다는 것이다. 이후 특히 만수리의 신변 안전을 둘러싼 우려가 커졌다고 유락티브는 전했다.
실제 이란 언론은 만수리가 암살 미수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만수리가 시골 자택을 찾았을 당시 난방 배관이 새 단열재로 봉인된 흔적을 발견했으며, 자칫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는 그간 체제의 '완충재' 역할을 해온 개혁파를 겨냥한 당국의 대응이 한층 거칠어졌음을 의미한다고 유락티브는 진단했다.
개혁 블록과의 결별은 정권이 오랫동안 여론의 분출을 흡수해온 정치적 안전판을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유락티브는 개혁파의 공개적 반발이 현실화될 경우, 미 항모전단이 타격권에 진입한 시점과 맞물려 이란 지도부의 정치적 취약성을 한층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