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엔 오픈AI, 계약 이행 의구심
2월 하순~3월 중순 3가지 촉매
베라·루빈과 오픈AI 펀딩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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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기대감 속에서 메모리 업체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정작 AI 연산의 핵심 반도체를 사실상 독점 중인 엔비디아(NVDA)는 게걸음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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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의 주가는 작년 10월29일 207.03달러에서 최고가를 찍고 12월 중순까지 하락한 뒤 현재까지 횡보 중이다. 현재 주가(29일 종가)는 192.51달러로 최고가 대비 7% 낮다. 같은 기간 메모리 제조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MU)가 96% 뛰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과 대조적이다.
부진한 주가 탓에 밸류에이션은 성장주 대부분이나 최근에서야 기재기를 켠 일부 경기민감주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엔비디아의 주가수익배율(PER)은 향후 12개월 연간 주당순이익 추정치 컨센서스 기준으로 27배에 불과하다.
엔비디아 실적 기대치는 여전히 압도적이다. 일부는 올해 연간 주당순이익이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7.66달러(전년비 63% 증가 상정)를 훌쩍 넘어 9달러를 초과할 수할 수 있다고 본다. 또 AI 인프라의 공급망은 극도로 강한 수요를 보고하고 있다. 그런데도 주가는 반응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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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더멘털 논리와 주가의 괴리 핵심은 투자자들의 관심 변화에 있다. 관심이 종전 '얼마나 팔릴까'의 구도에서 '그 비싼 칩값을 계속 지불할 수 있을지'로 바뀌었다. 그리고 이 질문의 중심에는 재무상태 우려가 나오는 오픈AI가 있다.
현재 오픈AI의 재정 상태를 둘러싼 우려는 AI 인프라 경제권에 부담을 주고 있다. 오라클과 코어위브의 수주잔고 대부분이 오픈AI에서 나온다. 오라클과 코어위브는 오픈AI와의 계약을 담보로 빚을 내 엔비디아 칩을 사는 구조이기 때문에 오픈AI의 지급 능력이 흔들리면 칩 주문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
또 오픈AI는 엔비디아와 투자를 받는 대가로 칩을 구매하는 이른바 '순환금융'의 관계에 있다. 투자금이 칩값으로 환류하는 구조인 만큼 오픈AI의 재무 체력에 대한 의심은 엔비디아 매출의 '질'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오픈AI의 계약이행 능력 의구심이 이른바 오픈AI 계열 AI 인프라 경제권 전반을 짓누르는 중이다.
월가 강세론자들은 관련 우려에 따라 주가가 짓눌리고 있는 현상이 과도하다고 판단한다. 불안을 잠재우고 새 기대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일련의 이정표들이 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다음 달 하순과 3월 중순에 걸친 일정에 따라 주가에 채워진 족쇄들이 풀릴 수 있다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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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일정은 다음 달 25일 엔비디아의 2026회계연도 4분기(작년 11월~올해 1월분) 결산 발표다. 당장 관심은 결산 항목의 '숫자'보다 차세대 칩 '베라·루빈(각각 차세대 CPU·GPU인 베라와 루빈이 단일 패키지로 결합된 칩 형태)'의 양산 진행 상황 설명에 쏠려있다.
이달 앞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CES 2026'에서 베라·루빈의 양산 돌입을 선언했고 하반기부터 고객사에 공급한다는 일정도 확인했다.
두 번째 일정은 오픈AI의 1000억달러 펀딩 라운(외부 투자 유치) 마감이다. 목표 시점은 올해 1분기 말이다. 소프트뱅크가 추가 300억달러 투자를 협상 중이고, 중동 국부펀드(MGX, 아부다비투자청)와 함께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인프라 공급업체도 총 400억 달러 규모로 참여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라운드는 규모부터 다르다. 1000억달러는 작년 소프트뱅크 주도 400억달러(역대 최대 민간 펀딩)의 2.5배다.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이 '고객'이자 '투자자'로 동시에 참여를 논의 중인 점도 이례적이다. 월가 일각에서는 이 라운드를 AI 인프라 경제권에 대한 '리트머스 테스트'로 부른다. 성사되면 시장은 오픈AI가 현금소진 속도를 감당할 자금 조달력을 갖췄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세 번째 일정은 3월16~19일 GTC 2026이다. 베라·루빈의 기본 스펙과 양산 일정, 첫 고객군(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코어위브)은 CES에서 이미 공개됐다. GTC에서는 고객별 구체적 납품 물량·일정, 가격 정책 등 시장이 아직 확인하지 못한 세부 사항이 추가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정보가 확정되면 초점은 재차 납품 속도에 맞춰질 가능성이 있다.
베라·루빈이 단순한 성능 업그레이드가 아닌 이유는 제조 효율성의 질적 도약에 있다. CES에서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베라·루빈 NVL72 시스템의 보드 조립 시간은 약 5분에 불과하다. 블랙웰은 약 2시간이 걸렸다. 이 차이는 대규모 AI 클러스터를 급히 구축해야 하는 고객사에 성능만큼이나 중요한 '납기 확실성'을 안긴다.
엔비디아는 루빈으로 동일 MoE(전체 파라미터 중 필요한 부분만 선택 활성화하는 AI 모델 구조) 모델 훈련에 필요한 GPU 수를 블랙웰 대비 4분의 1로 줄이고 추론 토큰당 비용을 10분의 1로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경쟁사 ASIC(주문형 반도체)나 AMD가 따라잡기 전에 '다음 세대'로 먼저 넘어가는 전략을 재차 실현하는 셈이다.
모간스탠리의 조셉 무어 애널리스트(목표가 250달러)는 차세대 칩 베라·루빈이 국면 전환의 핵심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GTC에서 베라·루빈의 세부 사항과 제품 로드맵이 구체화되고 AI 인프라 자금조달 구조에 대한 신뢰가 더해지면 밸류에이션 족쇄가 해제될 것으로 전망했다.
bernard02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