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예술인들 "고양시 문화행정, 껍데기만 화려"
[고양=뉴스핌] 최환금 기자 = 민경선 전 경기교통공사 사장은 고양시 문화예술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며 '문화행정 시스템 대개조'를 제안했다고 5일 밝혔다.
고양시 태영프라자 한강홀에서 전날 열린 '유네스코 창의도시와 문화예술' 간담회에서 현장 예술인들은 고양문화재단 운영과 시 문화행정 전반에 대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20여 명의 문화예술인이 참석한 이번날 간담회는 개별 사업 성과를 논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양시 문화정책의 시스템적 붕괴를 경고하는 성토의 장으로 변했다. 발표자들은 고양시 문화 현실을 "A급 하드웨어와 C급 소프트웨어의 불일치"로 요약 지었다.
김영배 한국예총 고양시연극협회 회장은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도 대관과 행사 위주의 단기 소모성 운영에 머물러 있다"며 "레퍼토리화와 유통 시스템이 전무한 것은 전형적인 운영 실패"라고 꼬집었다. 문미광 MK챔버오케스트라 단장은 예산 감축이 완성도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지적했다.
유정 엠파티아보컬앙상블 대표는 "지역 예술인은 저비용 구조에 묶어두고 외부 단체에는 고액 개런티를 지급하는 불균형이 심각하다"며 행정 신뢰 붕괴를 경고했다. 장애·청년 작가를 대변한 이재연 나이브아트 대표도 "작가가 주체가 아닌 공모사업의 소모품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현장의 절박함을 전했다.

민 전 사장은 현장의 비판을 경청한 뒤 이를 해결할 구체적인 구조적 대안을 제시했다. 종합 발언에서 그는 "강사비와 행사비 등 모든 행정 기준을 시대에 맞게 현실화해야 한다"며 "낮은 대우는 결국 서비스와 콘텐츠 질 하락으로 이어지므로 선순환 구조를 위해 과감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 전 사장은 문화행정의 투명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공모사업 절차·기준·결과의 전면 공개, 예술인 전담 매니저 제도 도입, 문화예술 네트워크 및 DB 지원센터 구축 등을 핵심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는 "전문가가 행정 구조 안으로 직접 들어와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며 행정 전문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마무리 발언에서 민 전 사장은 "판을 뒤집는 혁신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소통"이라며 "시장실의 문을 상시 개방해 문화예술인들을 수시로 만나야 한다. 시장이 움직이면 행정과 문화재단은 바뀔 수밖에 없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고양시 문화정책 문제를 단순 예산 부족이 아닌 '시스템 부재'로 규명하고 기존 시혜적 '지원 행정'에서 '설계·연결·유통 중심의 문화행정'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현장 예술인들의 목소리가 모인 이 자리는 고양시 문화예술 생태계의 근본적 변화를 촉구하는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atbod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