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 갈등·정책 변수 속 IPO 전략 전면 재검토
AI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실적으로 체력 보강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LS그룹이 자회사 상장에 잇달아 제동이 걸리자 지분을 회수하며 전략 수정에 나섰다. LS전선은 LS이브이코리아와 LS에코첨단소재를 잇달아 100% 자회사로 편입하며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한편, 상장 불확실성에 대비한 '플랜B'를 가동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투자 확대와 실적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LS이브이코리아·에코첨단소재 지분 회수...IPO 철수
7일 LS전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지난 5일 LS이브이코리아 지분을 전량 확보하며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공시에 따르면 LS전선은 재무적 투자자(FI)인 케이브이쓰리퍼스트인베스트먼트 유한회사가 보유한 LS이브이코리아 주식 861만8832주(지분율 16%)를 인수했다. 케이브이쓰리퍼스트인베스트먼트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케이스톤파트너스가 LS이브이코리아 지분 투자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이번 거래로 LS전선은 LS이브이코리아 지분 100%를 확보했다. 인수 금액은 489억원으로 알려졌다. 다만 LS이브이코리아 상장 무산을 둘러싼 양측의 책임 공방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LS이브이코리아는 LS전선이 지난 2017년 전기차 부품 사업 강화를 위해 물적분할해 설립한 계열사로, 자동차용 전장 하네스와 모듈을 주력으로 한다. 폴란드와 멕시코 등 해외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유럽과 북미 전기차 시장을 공략해 왔다.
양측은 지난 2024년 LS이브이코리아 코스닥 상장을 공동 목표로 설정하고 주관사 선정과 상장 예비심사 준비에 착수했다. 그러나 예비심사 과정에서 재무적 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 이행 여부를 둘러싼 이견이 불거지며 상장 절차는 중단됐다. 이후 기업공개(IPO) 무산의 책임 소재와 주주간 계약상 풋옵션 행사 요건을 놓고 법적 분쟁으로 번졌다.
케이스톤은 지난해 10월 LS전선을 상대로 투자 원금 400억원에 연복리 15%를 적용한 약 759억원 규모의 풋옵션 이행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LS전선은 풋옵션 행사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12월 반소를 제기한 상태다.
LS전선은 "예상 공모가가 적격상장 기준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케이스톤의 요청에 따라 상장을 추진했기 때문에 고의나 중과실은 없었다"며 "상장 무산의 책임은 의무보유확약을 이행하지 않은 케이스톤파트너스에 있다"고 밝혔다.
LS전선은 또 지난달 29일 상장을 검토했던 LS에코첨단소재의 잔여 지분도 전량 인수해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유한회사 패러데이와 키움증권이 보유한 LS에코첨단소재 보통주 1543만2097주를 장외에서 취득했으며, 인수 금액은 700억9300만원이다.
LS에코첨단소재는 전력·통신 케이블용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LS전선 계열사로, 친환경·고부가 소재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주관사 선정 등 상장 준비가 본격화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지분 전량 인수로 상장 가능성은 사실상 정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장 전략 재정비한 LS…투자 확대·실적 개선에 초점
업계에서는 에식스솔루션즈 사례를 계기로 LS그룹 전반에서 IPO 전략의 재점검이 불가피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LS그룹 계열사인 에식스솔루션즈는 이재명 대통령이 '중복상장'을 지적하며 사실상 상장에 제동을 거는 발언을 내놓은 이후 상장 작업을 중단했다.
LS는 재무적투자자(FI)와 새로운 투자 방안을 찾기로 했다. 또 자체적으로 신사업 투자와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외부 자본 유치나 상장에 의존하기보다, 그룹 차원의 재무 여력을 바탕으로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직접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LS전선은 해저케이블과 초고압·초전도 케이블, 데이터센터용 전력 인프라 등 고부가 전력 사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대응해 버스덕트 사업을 본격화하는 한편, 미국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과 글로벌 생산 거점 확충을 통해 북미·유럽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전력 수요 확대에 따른 우호적인 시장 환경 속에서 LS그룹의 실적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LS그룹 지주회사인 ㈜LS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1조8250억원, 영업이익 1조56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AI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전환 수요에 힘입어 주력 계열사들의 글로벌 전력·소재 사업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LS그룹이 최근 잇따라 자회사 지분을 정리하며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동시에, 상장 여부와 무관하게 흔들리지 않는 사업 체력을 먼저 갖추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당장 IPO에 나서기보다 실적과 기술 경쟁력을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뒤, 시장 여건에 따라 다시 선택지로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