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기대 속 인준 난항 예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케빈 워시가 미국 경제를 15% 성장률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성이 낮은 수치지만, 워시가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경우 트럼프로부터 받게 될 정치적·정책적 압박이 상당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는 9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워시가 지난 연준 의장 인선 당시 "차순위 후보(runner-up)"였다고 밝히며, 제롬 파월을 연준 의장으로 선택한 것은 "큰 실수였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진행자인 래리 커들로에게 "워시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제대로 해낸다면 우리는 15% 성장도 가능하고,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커들로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트럼프는 이어 "워시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며, 매우 수준 높은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가 언급한 15%가 전년 대비 성장률을 의미하는지, 혹은 다른 지표를 뜻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미국 경제는 올해 약 2.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지난 50년간 평균 성장률은 연 2.8% 수준이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15%를 넘는 성장률을 기록한 사례는 1950년대 이후 극히 드물며, 최근 사례로는 팬데믹 봉쇄 이후 경제활동이 재개된 2020년 3분기가 있다.
트럼프는 새 연준 의장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인물"을 원한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으며, 워시가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면 자신은 그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는 워시가 인준될 경우 통화정책 기조를 둘러싼 정치적 압박이 상당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 같은 발언은 전통적으로 현직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가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 부양을 기대하고 있음을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워시의 상원 인준 절차는 순탄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출신 공화당 상원의원인 톰 틸리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제롬 파월을 둘러싼 법무부 조사와 연준 청사 리노베이션 문제를 추진하는 한, 어떤 연준 인준도 막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커들로는 인터뷰에서 법무부 조사가 워시 지명을 지연시킬 만큼 중요한 사안인지 트럼프에게 물었고, 트럼프는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며 "나는 틸리스와 오랫동안 싸워왔고, 결국 그는 은퇴를 선언했다"고 답했다. 인준 지연 가능성에 대해서는 "되면 되는 것이고, 아니면 마는 것"이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 태도를 보였다.
이번 발언은 워시에게 상당히 위험한 '줄타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의 발언은 일반적으로 15%에 가까운 성장률이 나타날 경우 급등하기 마련인 인플레이션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인식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완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준 위원들은 지난해 12월 공개한 경제 전망에서 2026년 한 차례의 금리 인하만을 예상했지만, 금융시장은 여전히 올해 두 차례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트럼프는 인터뷰에서 제롬 파월을 연준 의장으로 밀어붙인 인물이 스티븐 므누신 전 재무장관이었다고도 밝혔다. 그는 "재무장관이 그를 너무 강하게 원했다"며 "나는 좋은 느낌이 없었지만, 사람들 말을 들었고 그것은 정말 큰 실수였다"고 말했다..
파월은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중 연임됐지만, 이후 트럼프의 주요 비판 대상이 됐다. 트럼프는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며, 연준의 독립성이라는 오랜 관행에도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