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온라인 불법 마약 거래로 청소년 노출이 늘었다.
- 단약자들은 판촉 문자·협박 속 갈망과 싸운다.
- 공동체가 회복의 버팀목이 됐고 의지만으론 어렵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의지만으로 버틸 수 없는 단약 '사투'
벼랑 끝 중독자, 공동체서 찾아낸 희망
온라인 공간을 통한 불법 마약 거래가 늘어나면서 디지털 매체에 친숙한 청소년들마저 마약 범죄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 뉴스핌은 마약이라는 '늪'에 쉽게 빠지게 되는 배경과 손을 떼지 못하는 이유를 마약 중독에서 회복중인 단약자들을 통해 들어본다. 또한 마약중독 이후 치료 현황과 함께 재활 치료, 중장기 관리에서의 한계점 등도 짚어본다.
[서울=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전화번호를 거의 다 차단했는데도 불법 병원들로부터 '요즘 왜 안 오시냐, 서비스 드리겠다'며 꾸준히 판촉 문자와 전화가 온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마약회복협회에서 만난 윤세희 씨(34·여)가 토로한 말이다. 윤세희 씨는 마약 늪에 빠졌다가 1년 6개월째 단약(斷藥)을 유지 중이다. 어렵게 단약을 결심했지만 과거의 흔적과 지독한 갈망은 마약에 한번이라도 손을 댔던 사람을 끊임없이 시험했다.

윤상진 씨(42·남)는 7개월째 마약에 손을 대지 않고 있다. 단약을 위해 번호를 바꾸고 고립된 생활을 자처한 윤상진 씨에게는 종종 원망의 전화가 찾아온다. 윤상진 씨는 "과거 저에게 약을 구했던 이들이 번호를 알아내 '네가 나를 중독시켜 놓고 너 혼자 빠져나가냐. 죽여버리겠다'며 협박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한순간의 쾌락과 마약을 권하는 끝없는 유혹은 한 개인이 오롯이 감당하기가 벅차다. 윤상진 씨는 가만히 있어도 심장이 뛰고 몸이 저린다며 "지금도 갈망이 올 때면 어머니를 붙잡고 그냥 운다"고 호소했다.
2021년 마약에 손을 댄 후 약 4년 동안 늪에 빠졌던 정인철 씨(45·남)는 지난 4월 단약했다. 정씨는 "갈망이 오면 '어떻게 구하지, 뭐를 팔지, 누구한테 구하지' 하는 생각으로 하루 종일 휴대전화만 붙들고 고민하며 덜덜 떤다"고 말했다.
◆ 공동체 안에서 버텨..."함께라면 한 걸음씩 갈 수 있어요"
수시로 찾아오는 위기에도 이들은 꺾이지 않았다. 같은 아픔을 온전히 이해하는 '공동체'가 곁에 있었기 때문이다.
혹여나 유혹에 흔들릴까 두려워 출소 후 집 밖을 나서지 못하던 윤상진 씨를 세상 밖으로 이끌어 준 것은 한국마약회복협회였다.
윤상진 씨는 "처음엔 밖에 나와도 집 주변이 온통 마약과 연관된 기억뿐이라 두려워 집에만 있었다"며 "하지만 공동체에서 자꾸 저를 밖으로 끌어내고 함께 밥도 먹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단약과 함께 새로운 꿈도 키워가고 있다. 그동안 마약 범죄로 교도소만 6번을 오가며 총 11년의 수감 생활을 했던 윤상진 씨지만 이번 출소 이후만큼은 과거를 완전히 청산하고 온전한 새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중퇴 학력이 전부였던 그는 "지난 11일 중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다음 달 2년제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며 "대학을 졸업해 사회복지사가 되는 것이 새로운 목표"라고 밝혔다.

매일 벼랑 끝에 서는 심정이라는 정씨 역시 "1시간 반 동안 이어지는 극심한 갈망이 찾아올 때 공동체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저 죽을 것 같아요'라고 매달린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조금만 참아봐라, 찬물로 샤워 좀 해봐라"며 다독여주는 동료들 덕에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윤세희 씨는 "혼자 시도할 때는 단순히 약만 끊고 있다고 착각했지만 공동체에 나오면서 잘못된 생각들을 바로잡게 됐다"며 "다른 사람에게 못 하는 말을 여기서 나누며 심리적으로 큰 도움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의지만으로는 마약을 끊어낼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떳떳하고 평범한 일상을 살고 싶다는 이보라(42·여) 씨는 음지에 숨은 중독자들을 향해 간절한 메시지를 남겼다.
"집에서 혼자 약을 하며 숨어 계신 분들이 잡혀갈까 봐 불안해하지 말고 일단 밖으로 나오셨으면 합니다. 혼자서는 절대 못 하지만, 함께라면 한 걸음씩 갈 수 있다고 꼭 전하고 싶어요."
lahbj1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