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헤지펀드의 상품 가격 상승 베팅이 2009년 이후 최장기간 지속돼 주목된다.
유럽중앙은행(ECB)를 포함해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이 예상되는 가운데 유동성 랠리를 겨냥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F)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한 주간 머니매니저들은 상품 관련 넷롱(순매수) 포지션을 3.4% 확대, 117만 계약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원자재 롱포지션은 7주 연속 증가했다. 이는 2009년 6월 이후 최장기 기록이다.
특히 옥수수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포지션이 2011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천연가스 상승 베팅 역시 2006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롱포지션 증가는 같은 기간 상품 가격이 완만한 내림세를 보인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금리 추가 인하 및 주변국 국채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추가 양적완화(QE)를 실시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헤지펀드 매니저들 사이에 상품 유동성 랠리에 대한 기대가 번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메릴린치 웰스 매니지먼트의 빌 오닐 최고투자책임자는 “산업용 금속과 에너지를 중심으로 상품시장의 악재로 작용했던 사안들에 대해 지나치게 비관적이었다”며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이 가격을 다시 끌어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경계의 시각이 없지 않다. BMO 해리스 브라이빗 뱅크의 잭 애이블린 최고투자책임자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 알맹이가 있는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올해 하반기 거시경제 전망이 매우 어둡고, 이 때문에 상품 베팅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