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손희정 기자] 2013년 국내 건설경기는 민간부문 수주감소로 인해 불안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76조원을 기록한 민간수주가 내년에는 다시 2011년 수준인 74조원으로 내려 앉을 전망이 강해서다.
아울러 전반적인 국내 저성장 기조와 재정위기라는 대외 경제변수까지 감안할 때 건설투자 부진과 이로 인한 건설경기 침체는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내년 건설수주액이 전년대비 0.8% 감소한 110조3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경기에 더욱 민감한 민간수주 예상액이 올해보다 크게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연간 민간수주액은 74조1000억원, 올해는 76조20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74조원으로 올해보다 2조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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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국내 건설경기 전망 <자료=한국건설산업연구원> |
아파트, 도시형생활주택 등 주거부문 수주 증가세가 주춤하는 것도 내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새해 지방주택과 도시형생활주택 수주는 전년비 0.8%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건산연은 주거부문 연간 건설 수주액이 2011년 38조7000억원, 올해 39조8000억원을 기록했고 내년에는 40조1000억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는 1조원, 올해와 내년에는 3000억원 성장세로 증가폭이 크지 않다.
새해 수주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은 다른 연구기관도 유사하다. 실제로 포스코경영연구소는 국내 건설수주가 2007년 128조원을 정점으로 2009년 119조, 2011년 111조로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스코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주택과 관공서, 발전설비 중심의 건설수주 증가로 건설투자 확대가 예상된다"며 "하지만 회복국면 전환의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2013년 수주액은 글로벌 경기 재침체 우려로 전년동기대비 0.5% 감소한 110조원을 기록하며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는 건설업계의 업황부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상장 건설사의 실적둔화는 2010년부터 지속되고 있고 특히 올해 상반기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상장 건설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4.4%(2011년 5.9%), 매출액 증가율은 1.5%(2011년 4.7%)다. 2009년부터 하락세에 접어든 건설체감경기는 올해들어 더욱 악화됐다는 얘기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박대원 수석연구원은 "내년 건설수주액은 공공부문의 소폭 회복에도 불구하고 민간부문과 주택부문의 부진으로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는 2007년 이후 시작된 국내 주택시장 침체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2011년부터 시작된 국내 경제의 저성장 기조는 건설경기 침체를 본격화한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정부는 '201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새해 3.0%로 전망했다. 종전의 4.0%에서 1.0%포인트 낮춘 것이다.
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새해 성장률을 3.1%로 예측했으며 한국은행은 3.2%, 그리고 IMF는 3.6%로 각각 진단했다. 이 수치가 현실화되면 우리나라는 3년 연속 잠재성장률은 3.7%에 못미치며 완전 저성장 구도로 들어가게 된다.
저성장 기조는 필연적으로 건설투자 저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실제 건산연은 경제성장률을 감안할 때 올해 건설투자는 마이너스에 머물 것이며 내년에도 1%를 밑돌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더욱이 새해들어 3.7%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공공부문 수주도 장미빛 전망은 어렵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의 건설투자 여건이 좋지 않아서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사정이 좋지 않다. 건산연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지자체 재정자립도는 3년 연속 하락했다. 반면 지자체의 부채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연평균 14.6% 급증했다.
이와 함께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인 41개 공공기관 부채규모와 부채비율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들 공공기관의 부채는 2007년 249조원에서 지난해 464조원으로 4년만에 86.3% 늘었다. 내년 부채비율은 234%로 올해 추정치 222%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이후에도 건설경기 침체가 크게 극복되긴 어려울 것이란 진단도 나오고 있다.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건설경기가 활성화될 동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서다.
GS건설경제연구소 이상호 소장은 "현재 건설시장의 위기는 2000년대 중반부터 국내 건설시장이 성숙단계에 진입하면서 맞은 상황이어서 과거와 같은 빠른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번 위기는 향후 3~5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손희정 기자 (sonh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