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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사장들, 올해 이런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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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분야 주제 가장 많아..쓴소리도 경청

[뉴스핌=이강혁 송주오 기자] 삼성전자 서초사옥에는 매주 수요일 아침이면 최고급세단이 줄줄이 들어선다. 삼성 전 계열사 사장들이 모두 서초사옥으로 집결하면서 타고온 차들이다. 사장들은 간혹 외부 일정 때문에 불참하기도 하지만 이날 만큼은 반드시 서초사옥으로 출근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삼성의 사장들이 이처럼 매주 수요일 아침마다 서초사옥을 찾는 것은 바로 수요 사장단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부터 있었던 전통이지만 2000년부터 현재의 방식으로 정례화됐다.

그렇다고 이 회의가 경영현안만을 논의하는 자리는 아니다. 경영과 관련된 회의도 진행되지만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것에도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 매주 수요일 오전 8시부터 40여명의 사장들이 서초사옥 39층에 모여 1시간 가량 강연을 들으면서 공부를 한다.

언뜻 1분1초가 모두 돈으로 환산되는 사장들이 경영활동과 무관해 보이는 강연을 듣자고 시간을 쪼개서 모일까 싶지만 그렇지 않다. 강연의 주제들은 삼성이 품고 있는 각종 대내외 현안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삼성의 사장들은 올 한해 무엇을 공부하고 어떤 고민을 했을까.

사장단회의 강연 주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졌다. 계사년을 맞아 1월 9일 첫 사장단회의는 '2013년 대한민국 아젠다'(강원택 서울대 교수)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렇게 1년 간 매주 수요일마다 열린 강연은 지난 12월 4일 회의(주제: 대한민국 현대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까지 총 43회. 12월 18일까지 강연이 잡혀 있다는 점에서 올해는 총 45회 강연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사장들이 공부하는 주제는 대부분 경영현안과 맞물려 있다. 하지만 삼성을 향한 쓴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면서 열린 마음으로 학습의 효과를 높여보려 열심히다. 삼성 관계자는 "수요일에 휴일이 겹치거나 하계휴가 기간 등을 제외하고는 한주도 거르지 않고 강의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올해 강연을 분야별로 보면 경제분야 주제가 20회(46.5%)로 가장 많았다. 사장들에게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았다는 반증이다. 정치나 사회, 문화로 분류한 주제들도 그 내용을 살펴보면 대부분 자질, 소통, 인재관 등 경영적 측면의 공부여서 경제분야의 주제가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다만 굳이 나누자면 정치분야 9회(20.9%), 사회 9회(20.9%), 문화 5회(11.6%) 등으로 주제가 넓혀져 있다.

강연자는 단연 학계 인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교수가 총 25명(58.1%)이나 사장단회의 강의를 맡았다. 경영학 5명(20%), 정치학 5명(20%)이 많았고 인문학 교수도 4명(16%)이나 됐다. 행정학, 공학이 각 2명씩, 법학, 심리학, 의학, 사회학, 디자인, 문화콘텐츠 등에서도 각 1명씩의 교수가 강연자로 초청됐다.

경영학이나 정치학 교수들이 올해 유독 많은 것은 박근혜 정부 출범과 맞물려 정치·경제 정책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사장들 입장에서는 체크해야 할 과제들이 많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인문학도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론과 통섭형 인재 바람의 연장선에서 뜨거운 화두였다.

이밖에 사장단회의 강단에 여러차례 강연자로 나선 곳은 삼성경제연구소다. 정기영 사장이 '하반기 경제경영 환경 전망', '2014년 경제 전망' 등을 강의했고 김은환 상무가 '저성장기 경영전략'을 들고 사장단을 찾았다. 글로벌 경제의 부침이 어느 해보다 크다보니 삼성경제연구소의 역할이 컸던 셈이다. 사장들은 이를 토대로 하반기 경영전략 및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반영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는 각종 현안에 대한 발빠른(?) 강연자 선정이 눈길을 끌었다. 사실 강연자는 미래전략실이 2, 3개월 전에 섭외를 마친다. 어찌보면 현안과 맞물린 기막힌 우연의 일치가 많았다.

단적으로 1월 중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불산 누출 사고가 발생한 때 사장단은 백재봉 삼성지구환경연구소 전무를 불러 '2013년 그룹 환경안전 추진전략'을 들었고,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이슈로 부상했던 3월 첫째주에는 '북한 동향 및 남북 관계 전망'(김영수 서강대 교수)을 경청했다.

또한 개성공단 중단 사태와 재보궐 선거로 정치권이 요동치던 4월에는 '한국 정치의 이해'(고성국 정치평론가), '혼란기에서의 경영전략, 혼란이 곧 기회다'(박종훈 서강대 교수) 등이 사장단 강연 주제로 선정됐다.

경제민주화 입법화가 정점을 향해 달려가며 기업 경영환경에 불안감이 최고조를 이루던 7월에는 '삼성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강연자로 초청해 '경제민주화와 삼성'을 주제로 쓴소리 듣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한편, 삼성 사장단은 11일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과 유해준 교수로부터 '웨어러블 컴퓨터 웨어러블 헬스케어'를 주제로 강의를 들었다. 이후 서울 용산, 남대문, 종로, 영등포 등지로 흩어져 봉사활동에 나섰다. 삼성 사장단은 지난 2004년부터 10년째 정기적으로 쪽방촌을 후원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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