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스포츠 일반

속보

더보기

[스타톡] 김성균 "스무살의 로망 '응사'에서 이뤘죠"

기사입력 : 2014년02월03일 14:35

최종수정 : 2014년05월29일 11:07

 

[뉴스핌=글 이현경 기자·사진 강소연 기자] 배우 김성균(34)은 영화 '범죄와의 전쟁'으로 데뷔했다. 그는 신인답지않게 1980년대에서 금방 날아온 듯한 완벽한 복고 스타일과 껄렁한 조폭 연기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이웃사람'에서는 소름 끼치는 살인자 역을 실감나게 소화했다. 이같이 선굵은 악역 연기자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던 김성균이 2013년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 매력을 터뜨렸다.

tvN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에서 삼천포 역을 맡은 김성균은 러블리한 매력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갔다. ‘살인자 새끼’(?) 딱지에서 벗어나 ‘포블리(삼천포+러블리)’라는 새로운 애칭을 얻었다. ‘응사’를 연출한 신원호 PD는 영화 ‘박수건달’ 속 춘봉을 연기한 김성균을 삼천포로 낙점했다. 조직 폭력배이지만 형님 광호(박신양) 앞에서는 코믹하면서도 순한 양이 된 김성균이 삼천포를 담을 수 있다고 본 것. 신의 한 수였을까. 김성균은 ‘응사’에서 황당하기만한 삼천포와 만났고 결국 러블리의 대명사가 됐다. 

“처음에 ‘응사’ 제작진으로부터 삼천포 역으로 캐스팅 제의가 왔을 때 무척 당황스러웠어요. 이 분들이 진담인가 농담인가 싶더라고요. 제가 스무 살 학생 연기를 한다니요(웃음). 무려 제 나이보다 열 세살이나 어리잖아요. 그런데 제작진을 만나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어요. 이분들은 ‘응사’를 통해서 대박을 터뜨리려고 하는 것도, 돈을 벌려고 하는 것도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으려는 의도가 크다고 생각해서 흔쾌히 ‘응사’에 출연하게 됐죠.”

김성균은 순수함으로 포블리의 매력을 채웠다. 소개팅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처음 가 본 패스트 푸드점에서 당당하게 주문을 시도했지만 많은 양의 음식을 떠안게 됐거나 나정(고아라)과 쓰레기(정우)의 상황을 모른 채 노크도 없이 방문을 열고는 ‘우~형님 식사하세요, 우~ 나중식사’라며 방에서 흘러나오는 015B의 ‘신인류의 사랑’에 맞춰 흥얼거렸다. 그들이 삐삐 인사말 녹음에 열중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그 무엇도 개의치않는 얼굴이었다.

“제 실제 성격은 삼천포와 닮긴했어요. 특히 소심한 생각을 하는 점은 비슷해요. 가끔 제가 내뱉은 말이 혹시 그 사람에게 피해가 되지 않았을까 걱정돼 잠 못 드는 날도 있고요. 그래도 삼천포처럼 눈치가 없진 않아요(웃음). 하지만 삼천포는 순수해요. 어른은 속마음을 감추려 하지만 아이들은 표정으로 생각을 다 드러내거든요. 삼천포의 표정은 아이들 연구에서 시작됐어요.”

삼천포의 명품 표정은 이우정 작가의 지령이었다. ‘응사’를 집필한 이우정 작가는 디테일하고 주변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는 편이다. 게다가 배우들의 애드리브에도 관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균은 “이우정 작가는 지문뿐만 아니라 제 대사가 없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장면에서도 삼천포가 보여야 하는 표정을 대본에 나타낸다. 그래서 유독 삼천포의 표정이 더 잘 살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환상의 호흡을 펼친 ‘응사’ 출연진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촬영장 에피소드도 전했다.

“드라마 촬영은 ‘응사’가 처음인데요. 정말 긴박하게 돌아가더라고요. 영화보다 준비가 완벽하게 된 상태에서 촬영이 진행되는 건 아니지만 또 즉흥적으로 재미있게 꾸려가는 맛도 있어요. 특히 성동일 선배 애드리브 때문에 항상 많이 웃었죠. 천연덕스럽게 대사를 하시는데 그 누구도 안 웃을 수가 없어요. 특히 고아라는 선배와 함께하는 신 때마다 웃음을 참지 못해 NG 대왕으로 등극했죠.”

 

그가 ‘응사’를 통해 얻은 것은 추억이다. 친구들과 캠퍼스 잔디밭에 앉아 맥주를 먹고 하숙집 친구들과 끈끈한 우정을 이어가는 것 등 꿈으로 끝난 스무 살의 삶을 ‘응사’를 통해 풀었다. 13년 전 스무 살의 김성균은 어땠을까. 

“저의 스무 살은 방황의 시기였어요. 재수를 하게 됐는데 혼자서 생각을 참 많이 했어요. ‘내가 연극 영화학을 전공해야 배우가 될 수 있을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를 고민하면서요. 그런데 시간이 해결해주더라고요.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시기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이후에 대학에 들어갔지만, 1년 정도 다니고 자퇴했죠. 그리고 제대한 후 경남 예술단에 입단해 열심히 연극 무대에 올랐어요. 힘들었지만 그 때로 다시 돌아간다 해도 저는 제가 겪었던 것처럼 살 거예요. 신중하게 결정했고, 저는 제 선택에 후회가 없어요.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면 대신 조금 더 웃으면서 즐기겠지요.”

이러한 시련이 바탕이 됐을까. 삼천포의 감정 연기는 살아있다. 특히 '응사' 속 알콩 달콩 로맨스를 보여준 포만커플 이야기는 압권이다. 삼천포의 첫 사랑 조윤진. 극 초반 앙숙이었던 삼천포와 윤진이(도희)는 연인으로 발전해 결혼에 골인한다. 두 사람의 실제 나이 차가 열 네살이다. 도희와의 호흡은 이미 방송을 통해서도 충분히 보였다. 그에게 도희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반가운 미소를 띤다.

“그 친구 덕에 즐겁게 ‘응사’를 촬영했어요. 우리는 정말 사이가 좋아요. 사실 촬영 전 도희와 나이 차이 때문에 걱정했죠. 저보다 열 네살이나 어린 여자를 본 적이 없어요(웃음). 그런데도 오빠들의 말에 리액션도 잘해주고 현장에서도 인기가 많았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 나이 들어 보이려나’는 생각은 괜한 걱정이었죠. 또 한 가지 기특한 점은 ‘응사’가 첫 연기 도전이라 낯선 환경에서 힘들기도 했을 텐데 당당하게 현장에서 버티고 서 있을 줄 알더라고요. 정말 멋진 친구죠.”

2013년을 윤진이의 남자로, 그리고 만인의 포블리로 대중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한 김성균은 2014년을 맞이하며 새로운 작품으로 힐링받고 싶다는 마음을 비쳤다. 그리고 앞으로 그가 나아가야 할 배우의 길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응사'를 통해 큰 사랑을 받았어요. 정말 지난해는 왁자지껄하게 보냈네요. 올해는 작품에 집중하면서 힐링 받고 싶어요. 그동안 선한 역 악역을 다 맡아봤는데요. 두 작업 모두 재미있어요. 착한 연기를 하면 얼굴에 피 묻히고 싶고, 피 보면 또 어리숙한 연기도 하고 싶고요. 저는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하게 배우생활을 하고 싶어요.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걸으며 신뢰받는 배우 김성균으로 거듭나는 게 저의 꿈입니다.”

[장소협조=여의도 폴라리스]

 

추억을 곱씹으며…김민종과 김광석

댄스, 힙합, 발라드, 록 등 음악 시장이 활발하게 돌아갔던 1994년. 당시 김성균의 나이는 16세였다.  그는 라디오를 들으며 공부하기를 좋아했고, 라디오에 흐르는 노래를 녹음해 수백번도 넘게 돌려 들으며 감수성을 키웠다. 특히 신성우, 더 블루(The Blue)의 팬이었던 그는 '응사'를 통해 김민종을 만날 기회를 얻었다. 쓰레기(정우)와 나정(고아라)의 결혼식 축가를 부르는 장면에서 김성균은 김민종과 더 블루(The Blue,김민종·손지창)의 '너만을 느끼며'를 열창했다.

“1994년은 한국 대중 음악의 전성기였죠. 룰라, 듀스, 신성우, 김건모 등 그들의 인기는 대단했어요. 저는 록 발라드를 좋아했는데 예전부터 김민종 선배 팬이었거든요. '응사'를 통해 함께 듀엣을 맞췄잖아요. 촬영 전 연습은 많이 못했지만 제가 더 블루의 손지창·김민종 파트를 다 꿰고 있었거든요. 현장에서 실수 없이 잘 끝냈죠. 촬영 후에 김민종 선배와 삼겹살을 먹었는데 어찌나 맛있던지요(웃음). 정말 1994년으로 돌아간 것처럼 기분 좋은 만남이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성장을 위한 시기였던 그의 20대. 김성균의 곁에는 故김광석이 자리가 있었다. 김광석의 떨리는 목소리와 분위기, 가슴 절절한 가사가 그의 마음을 울렸다.

"방황했던 20대였죠. 20세가 넘어서면서는 故 김광석의 노래가 좋더라고요. 밤새도록 노래를 들었어요. 2005년~2006년 대학로에서 연극 활동 할 때에도 선배들과 소주 한 잔 곁들이면서도 언제나 김광석 씨의 노래와 함께였죠. 대부분이 명곡이지만 그 중에서도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그날들'을 가장 좋아합니다. 옛날 생각 나네요. 오늘 집에가서 다시 들어봐야겠는걸요?"
 

 

[뉴스핌 Newspim] 글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사진 강소연 기자(kang1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히든스테이지' 첫 주자 민주·김마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개최하는 싱어송라이터 경연대회 '히든스테이지'가 드디어 막이 오른다. 20일 오후 4시 10분 유튜브 '뉴스핌TV'를 통해 공개되는 '히든스테이지'는 미래의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어갈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경연 대회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4팀(명)이 매주 2명(팀)씩 출연하여 실력을 겨룬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의 첫 경연 주자는 민주와 김마누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민주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민주(본명 김민주·24)는 스스로를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아직까지 정형화된 음악 대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고 부른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고향 부산에서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세상 사람들과 만나왔다. 이번 '히든스테이지' 출전을 계기로 부산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다섯 살 때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불러서 칭찬을 받은 것이 노래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7살 무렵부터는 빅뱅의 열렬한 골수 팬이 됐다.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연주했고, 성악을 공부하면서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쌓아왔다. 자연스럽게 음대에 진학하여 음악 공부를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김마누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밴드 '밍글'로 활동할 당시에 KT&G 상상 라이브 연습실 우승(2023)을 차지했고, 부산 MBC '마이스테이지' 가을 특집 출연(2024), KNN '마실가요, 따스함으로 물들다'에 출연(2024)하는 등 지역에서 음악 활동을 해왔다. 본인이 하고 있는 음악과 달리 개성이 넘치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좋아한다. 또 강렬하면서도 파워풀한 여성 로커 제니스 조플린의 음악도 좋아한다.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그 '어떤 것'에 대한 갈망의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참가곡은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와 '수도 없이'라는 곡이다. '너가 외롭고 아프지 않았음 해/ 내가 외로워져 아파지더라도 말야/ 넌 좀 달랐으면 해. 나와는 말야/ 내가 흘린 눈물의 반의 반만 흘렸으면 해'라는 노랫말을 담고 있는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는 이타적 감성이 돋보이는 노래다.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새웠어/ 수도 없이 많은 꿈을 꾸어 왔어/ 수도 없이 많은 사람 만나왔고/ 수도 없이 별 수도 없이/ 이제 나는 빈껍데기만 남아/ 아직도 꿈을 꿔/ 아직도 사람들을 만나며/ 밤을 새워'라는 노랫말을 가진 '수도 없이'는 코로나 시국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만든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민주. 2025.06.19 oks34@newspim.com 김마누(본명 김지범 ·34)는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는 싱어송라이터다.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언젠가는 음악을 하게 될 거라는 예감이 한다.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분위기의 음악인 베드룸팝과 인디록을 지향한다. 베드룸팝의 대표주자인 Mac de Marco의 노래를 좋아한다. 엄청난 훅을 가진 그의 노래들과 일상 하나하나가 밈이 되는 스타일까지 마음에 든다. 제28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JTBC '슈퍼밴드 1'에도 출연했다. 멜로망스의 7집 앨범 '너랑'의 작곡자이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OST에서 작사와 작곡, 노래까지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2년도 1월 'I'll Be There'로 데뷔했으며 올해 또 다른 앨범 발표와 공연을 준비 중이다. '히든스테이지' 출연을 계기로 국내뿐만이 아니라 크게는 해외 페스티벌 참가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의적인 사운드와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꿈이다. 오랫동안 곁을 지켜주고 있는 부모님, 연인, 친구들에게 주는 노래 'I'll Be There'는 김마누의 대표곡이다. '이제 내게 기대/ 내가 늘 옆에 있어 줄게'라는 노랫말처럼 한 편의 멜로영화처럼 아련하고 고요하다. 여기에 비 오는 날의 숨결과 사랑의 리듬을 표현한 'Tiny Couch'를 부른다. 'Tiny Couch'에서 김마누는 사랑이란 거창한 말 없이도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속삭인다. 'You hum that tune like you always do/ And I'll sing low, just like I promised to/ Your laugh fills me, baby I won't let go'라는 노랫말처럼 말 없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포옹과 같은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마누.2025.06.19 oks34@newspim.com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스테이지'는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녹화 경연을 진행 중이다. 9월 첫째 주 본선 경연이 끝나면 심사위원과 응원단의 점수를 합산하여 톱 10 진출자를 결정한다. 10월 1일 오후 서울 홍릉 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문화광장에서 마지막 톱 10 경연대회를 펼친다.  '히든스테이지' 대상(1명)은 500만 원, 최우수상(2명)은 각 300만 원, 우수상(1명)과 루키상(1명)에게는 각 20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상이 주어진다. 본선 진출자 모두에게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한 라이브 클립 제작, 각종 공연 참여 기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 최종 우승자인 대상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를 지원한다. 뉴스핌과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후원하는 '히든스테이지'는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제1회 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에이트레인과 최우수상 수상자인 파일럿과 우수상을 탄 미지니가 배출됐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서는 뉴스핌 '히든 스테이지' 대상에 이찬주, 최우수상은 헤밍·채겸이 차지했다.  oks34@newspim.com 2025-06-20 09:13
사진
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