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강필성 기자] ‘소셜커머스에는 소셜이 없다?’
최근 소셜커머스 업계에 대해 일컫는 말이다. 소셜커머스의 생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마케팅비 절감을 통해 가격을 끌어내린 경쟁력에 있다. 하지만 최근 소셜커머스가 덩치 키우기에 집중하면서 정작 ‘소셜’이 사라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결국 마케팅비 절감이 아닌 마케팅비 경쟁이 본격화 되면서 가격경쟁력은 오로지 수익성 악화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모두 월단위 흑자전환을 선언했지만 여전히 올해 시장이 불투명한 이유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소셜커머스 업계인 쿠팡과 위메프, 티켓몬스터는 지난달 순방문자만 각각 1000만명을 넘기는 등 숨 가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2010년 50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원을 넘겼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 현재 상위 3개사인 쿠팡, 위메프, 티몬이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했다. 이 과정에 CJ오쇼핑, SK플레닛의 11번가 등의 대기업들도 경쟁에 참여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4위 사업자로 꼽히는 그루폰코리아는 최근 철수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소셜커머스가 알짜 제품 확보와 SNS를 통해 고객을 확보한다는 소셜커머스 초기 공식은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의미가 없어졌다. 오히려 업체 간 상품 구성에 차별성을 두기 어려워지면서 오픈마켓과 유사한 형태로 자리잡게 됐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1위를 선점하기 위해 거의 출혈 마케팅을 진행 중”이라며 “자본이 바닥날 때까지 경쟁을 멈추지 않는 ‘치킨레이스’와 같은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쿠팡, 위메프, 티몬은 지난해 중순경 각각 월단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의미있는 수치를 나타냈다고 보는 시선은 거의 없다. 외부 감사를 받은 것도 아닐뿐더러 월단위 흑자 규모 역시 수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하반기 대규모 광고 집행 등으로 인해 다시 월단위 적자전환이 됐다. 결국 지난해 소셜커머스 3사는 모두 나란히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미 2012년 그루폰은 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티몬은 81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쿠팡은 유한회사인 탓에 별도의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마찬가지로 영업손실을 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올해다.
현재까지 분위기만 본다면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이 ‘치킨레이스’를 자제할 움직임을 조금씩 보이고 있다. 대규모 광고를 통해 신규 고객을 모집하기 보다는 기존 충성 고객의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이른바 ‘고객 중심 서비스’를 제시하겠다고 앞다퉈 밝힌 것.
쿠팡은 실시간 배송 서비스를 도입 ‘배송지연보상제’ 및 ‘품절 보상제’ 등의 서비스를 내놨고 위메프는 매출액이 아닌 재구매율을 사업의 핵심 지표로 삼고 인사평가에 고객만족도 항목을 만들기로 했다. 티몬은 지난해 새 주인이 된 그루폰코리아와 차별화된 통합 시너지를 발휘하겠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TV 광고 등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해야했지만 향후에는 충성 고객 마케팅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함께 챙길 것”이라며 “올해는 소셜커머스 업계의 수익성이 회복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신중론도 나온다. 경쟁 특성상 뒤처지기 시작한 한 업체가 다시 공격적 마케팅을 시작한다면 결국은 업계 전반의 치킨레이스가 다시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셜커머스 산업과 관련 “기존 오프라인 채널에 대해 객단가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중이나 과당경쟁으로 소셜커머스 수익모델은 사실상 허당”이라며 “광고비 경쟁이 치열해 올해도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