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 따른 현대기아차 요구 있을 것"
[뉴스핌=이준영 기자] 증권 업계는 현대제철이 2분기에는 원화강세에 따른 철광석과 석탄 등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시장의 실적 기대치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3분기에는 원화강세에 따른 현대기아차의 차강판 가격 인하 요구 가능성이 높아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3617억원으로 시장기대치인 319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원화강세로 인한 원재료 가격 하락때문이다. 이러한 기대감에 주가도 최근 열흘 사이 4.6% 올랐다.
이종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고로 원재료가격 하락으로 고로 투입원가가 1분기 대비 톤당 약 3만원하락해 2분기초 예상보다 약 1만원 추가 하락했다"며 "분기당 고로재 생산량은 280만톤으로 원가 1만원 하락시 약 280억원의 영업이익이 개선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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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현대제철 주가추이 |
문제는 하반기 자동차 강판 가격 추가인하 가능성 여부다. 환율 하락에 따라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되는 현대기아차가 원재료 가격이 내려간 차강판의 가격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차강판 부문은 현대제철 매출액의 40%를 차지한다.
익명을 요구한 A 증권사 연구원은 "현재 GM이 포스코에게 하반기 차강판 가격 협상 요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에 현대차도 현대제철에 가격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자동차 제조 기업이 철강기업에게 차강판 가격 인하를 실시하면 다른 자동차업체와 철강업체도 이를 따라갈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선례가 나오면 자동차 제조기업의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이 차강판 가격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반기 현대제철과 현대기아자동차의 자동차강판 가격협상 기간은 7월 중순부터 8월 초 사이다.
이원재 SK증권 연구원도 현대자동차가 낮은 환율로 인한 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원재료 가격하락에 따른 차강판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원재 연구원은 "지난 4년간 철강의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면 철강제품이 하락하는 패턴이 반복돼왔다"며 "특히 올해는 현대자동차가 원화강세로 어려운 부분이 있기에 차강판 가격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익명을 요구한 B 증권사 연구원에 따르면 차강판에 주로 쓰이는 냉연 가격의 수입산 제품이 현대제철 제품보다 톤당 10만원 이상 저렴한 상황이다. 이에 현대기아자동차가 현대제철에 차강판 가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현대자동차가 현대제철에 차강판 가격을 인하하면 3분기 영업이익 기존 추청치 2700여억원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증권 업계는 3분기가 철강업체의 비수기라는 점도 현대제철 이익 감소 전망의 한 근거로 봤다. 이원재 연구원은 "건설사는 장마로 인해 공사 일수가 줄어 봉형강이 비수기에 들어간다"며 "조선업과 자동차업도 휴가와 추석 등으로 생산량이 줄어들어 현대제철도 영향을 받는다"고 언급했다.
반면 하반기 차강판가격의 인하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의견도 있다.
이종형 연구원은 "상반기에만 9만원의 차강판가격 인하로 평소의 가격조정 폭인 5만원 내외를 상회하는 가격 인하가 이미 이뤄졌다"며 "올해 예상되는 분기별 고로재 투입 원가 하락폭이 약 8~9만원으로 상반기 차강판가격 인하폭과 유사해 추가인하의 근거가 희박하다"고 말했다.
한편, 철강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전 세계적인 강판 인하요인이 있어 이를 반영한 측면이 있는데, 하반기에는 좀 다르다"면서, "원화 강세에 따른 원재료 수입 가격 인하는 우리 업계에 좋은 일이지만 차 업계에서 인하 요구를 하는 배경이 될 수도 있기는 하다"며 7월 말부터 진행되는 협상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았다.
[뉴스핌 Newspim] 이준영 기자 (jlove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