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선 성장 수익 보장된 블루칩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본토 성형외과 시장에 세계 의료계와 시중 투자 자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의 미용 성형시장이 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 상무부가 8월 말 베이징(北京) 등 7개 주요 도시에 한해 100% 외국자본의 병원 설립을 허가하면서 외자의 중국 의료시장 진입 장벽이 대폭 낮아졌기 때문이다.
중국의 산업분석 전문기관 첸잔(前瞻)산업연구원의 '2014~2018년 중국 미용기관 업종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이후 중국 미용의료 산업은 2008년 한 해를 제외하고 줄곧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2년 중국의 미용의료 업계 총수입은 25억 8800만 위안(약 4310억 57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32.11%가 늘었다. 그중 성형외과병원의 수입은 7억 8600만 위안, 미용병원의 수입은 18억 1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성형외과는 수술이 가능한 병원이고, 미용병원은 '쁘띠성형'같이 칼을 사용하지 않는 미용시술을 하는 병원이다.
2007년도 이전까지는 중국의 낙후한 의료시스템과 낮은 의료기술 수준으로 성형시장의 발전이 더뎠다. 그러나 한국 등 의료기관의 중국시장 진출과 중국 의료기관의 발전으로 중국 국내 시장에서도 성형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미용성형수술협회(ISAPS)의 2009년 자료를 보면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성형시술 건수가 두 번째로 많은 국가다.
성형 시술 항목별로 보면 레이저 시술, 얼굴 성형, 안면윤곽 성형, 지방흡입, 가슴확대 등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주로 20~44세 사이의 여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 8월 말 중국의 미용의료 전문 업체가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선호 성형시술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유효 설문답안지 3000건을 분석할 결과, 쌍꺼풀 수술을 희망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의 22.5%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안면윤곽을 선택한 응답자가 21.8%를 차지했다. 레이저 치료와 같은 피부관리 시술과 지방흡입을 희망한 응답자는 각각 15.5%와 7.3% 였다.
실제 시술 건수를 분석하면 쌍꺼풀 수술이 전체의 30~40%로 가장 많고, 코 성형이 15%, 가슴확대와 지방흡입이 각각 5~10%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20대는 쌍꺼풀과 코 수술을, 30대에서 40대 중반은 가슴확대와 지방흡입 시술이 가장 많았다. 45세 이상은 주름 제거 시술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중국의 성형 수요 확대에 따라 우리나라 성형업계의 중국 진출도 크게 늘었다. 지난 7월에도 BK성형외과,SK증권, (주)휴젤이 공동투자해 홍콩에 세운 엔지니스(Enjiness)와 중국 이자(意佳)투자관리유한공사가 함께 상하이(上海)에 세인트바움 성형외과를 설립했다. 한국과 중국 측이 각각 7:3의 비율로 지분을 나눴다.
세인트바움 성형외과는 중국 유일의 정식 한국계 성형병원으로 화제가 됐다. 이제까지는 프랜차이즈, 의사 파견 등의 방식으로 중국 시장 진출이 이뤄졌지만, 한국 자본이 주도하고 한국 의사가 대표를 맡고 한국 복지부의 공인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인트바움 성형외과는 우리나라 유명 피부과와 성형외과 20여 명이 직접 진료하고, 현지 중국 의사들을 대상으로 기술 전수에도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캉스(康十)의료투자 등 5개 투자자가 세인트바움 성형외과와 투자 약정을 맺는 등 중국 자본의 관심도 높았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 성형의료 업계, 증시 상장 붐...투자자본 관심 집중
성형외과 분야에 의료자본이 집중되는 것은 높은 수익성 때문이다. 중국의 유명 프랜차이즈 성형병원 펑아이의료(鵬愛醫療)는 최근 3년 동안 실적이 껑충 뛰었다. 2011년 순이익 3080만 위안을 기록한 후 매년 순이익이 증가하고 있다. 2013년 순이익은 4470만 위안(약 74억 4500만 원)에 달했다.
펑아이의료기업은 현재 홍콩 상장을 준비 중이다. 중국 의료시장과 증시는 중국계 성형의료기업 주식 1호의 탄생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최근 몇 년 홍콩 증시에선 중국의 민영의료법인 상장이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고, 성형외과 병원은 높은 수익성과 성장성으로 의료업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홍콩의 국민 배우 쯩즈웨이(曾志衛)가 펑아이의료의 사외이사를 맡고, 중국에서 '방부제 미인'으로 통하는 유명 여배우 류샤오칭(劉曉慶)이 광고모델로 나서 더욱 화제가 됐다. 본인이 사실 여부 확인을 보류하고 있지만, 홍콩 증시에는 류샤오칭이 펑아이의료에 투자했다는 소식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의 또 다른 성형외과 프랜차이즈 이메이얼(伊美爾, EVER CARE) 역시 홍콩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레노버와 다수의 엔젤투자자로부터 2억 위안의 투자를 받은 이메이얼은 최근 몇 년 증시상장을 위한 준비를 진행해오고 있다.
7월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의 세인트바움 성형외과도 5년 안으로 증시에 상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 성형, 토탈 케어서비스 등 차별화로 승부
성형외과는 치료보다는 미용의 목적으로 시술을 받는 환자가 많아 시술 후 만족도가 개인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고, 성형 수요가 늘면서 시술 후 성형외과 병원과 환자 사이의 의료분쟁도 많아지고 있다. 매년 적지 않은 손해배상 지급액이 성형외과 병원에 재정 부담을 더 하고 있다.
펑아이의료그룹도 2011년~2013년 연평균 200만 위안을 손해배상으로 지급했다. 중국 국영방송 CCTV는 지난 8월 5일 성형관련 의료분쟁 건수가 연간 2만 건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성형외과 시술로 발생하는 상당수 의료분쟁은 낮은 의료시술 수준, 저가 의약 재료 사용, 금지약물 등으로 인한 사례가 많다. 일례로 '어메지이징겔(Amazingel, 奧美定)로 불리는 보형물 주사로 인한 피해사례는 중국 사회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메이징겔은 중국산 보형물로 가슴성형, 안면 쁘띠성형에 광범위하게 사용됐지만 심각한 부작용으로 중국 정부가 2006년 사용을 금지했다. 그러나 일부 성형병원이 여전히 어메이징겔을 사용하고, 이를 제거하기 위해 재시술을 받는 환자도 늘고 있다.
성형시술 후 의료분쟁의 또 다른 원인은 환자의 지나친 높은 기대감도 한몫한다. 실제로 성형시술을 받는 동기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상당수 응답자가 "멋진 연예인과 닮고 싶어서","주위의 예쁜 사람이 부러워서"라고 대답해, 중국인의 성형시술에 대해 기대감이 상당히 높음을 시사했다.
첸잔산업연구소는 만족도 부족으로 인한 성형외과의 의료분쟁을 줄이기 위해서는 성형외과 병원이 시술과 함께 심리상담 등을 병행, 환자가 성형외과 시술에 올바른 인식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앞으로 성형병원이 외과시술뿐만 아니라 평생 건강·미용 관리 서비스, 피부과, 미용 치과시술 등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한 '토탈 케어서비스'를 제공해야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