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원 기자] 2016년 하반기 중국 증시 최대 관심사는 ‘쥐파이(舉牌) 보험사’ 규제였다. 중국 내 대규모 자금을 기반으로 특정 상장사 지분 매집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보험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투심은 한층 더 위축됐다.
이번달 초 중국 류스위(劉士余)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보험사 대규모 주식 매집 행위에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는 곧 악재로 작용했고 5일 중국상하이증시는 1% 넘게 빠졌다.
지난 9일에는 중국보감회(보험감독관리위원회)의 헝다런서우보험(恒大人壽保險) 주식 투자 중단 조치 소식이 전해지며 12일 상하이 종합지수가 2.47% 폭락했다. 선전성분지수와 창업판지수도 각각 전거래일대비 4.51%, 5.5% 급락하는 등 크게 동요했다.
최근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 추이 <자료=텐센트재경> |
'쥐파이'의 사전적 의미는 투자자가 특정 상장사 지분을 대량 매수해 보유지분이 5%를 넘어선 경우 그 내용을 중국 당국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최근에는 특정 상장사 지분 5% 이상 취득한 자금을 지칭하는 차원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중국 금융당국이 ‘쥐파이 보험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주요인으로 투자안정성 훼손, 자금출처 불투명, 과도한 레버리지 비율 등을 꼽고 있다.
중국 주요 보험사가 주식 투자를 하는데 동원하는 자금은 대부분 완넝셴(萬能險, 유니버셜보험) 보험상품류라고 할 수 있다. 완넝셴 보험 상품은 중국 보험사 보험료 수입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완넝셴은 유연성, 유동성, 보장성이 결합된 보험상품으로 보험료의 납입과 적립 등이 자유롭다는 특징이 있다. 완넝셴의 1년~3년 상품 수익률은 각각 4.8%, 5.8%, 8%이다. 중국 1년짜리 예금금리가 1.5%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이 부각된다.
문제는 일부 보험사들이 투자안정성이 보장돼야 할 보험자금을 이용해 개인적 이익을 얻는데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일부 보험사들은 완넝셴을 동원해 특정 상장사 지분을 대량 매입, 주가 상승을 유도한 후 매도해 수익을 올렸다.
자금출처가 불명확한 자금을 끌어다 고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보험사가 적지 않다는 점도 우려된다.
중국 유력 매체 왕이차이징(網易財經)에 따르면 중국 쥐파이 보험사의 레버리지 비율은 4.2배에 달한다. 이는 작년 중국 증시 폭락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장외 불법신용거래의 레버리지 비율인 4~5배에 버금가는 것으로 이미 위험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중국 유력 매체 텅쉰차이징(騰訊財經)은 업계 전문가 인터뷰를 인용, “일부 보험사의 경우 기업 경영과 상관없이 투자 수익 챙기는 데 혈안이 돼 있다. 투자 안정성이 보장돼야 하는 보험자금을 동원해 주가를 조작하고 상장사 경영에 악영향을 끼쳐 기업은 물론이고 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현지 매체 왕이차이징(網易財經)은 “주가 하락으로 반대매매(임의처분)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그 후폭풍은 작년 여름 중국 증시 폭락 때보다 훨씬 끔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